한국언론진흥재단 후원 기획 인터뷰-뉴질랜드 1.5세대 툭 터놓고 톡

“정체성 문제, 모국어 교육이 정답이죠”

지난 8월 19일 노스코트 도서관에서 4명의 한인 1.5세대들의 대담 ‘툭 터놓고 톡(Talk)’이 진행됐다. 이번 대담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한국과 해외 동포들에게 뉴질랜드의 1.5세대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해 마련됐다. ‘Meet Your Mentors’라는 1.5세대 멘토링 영상을 제작한 이준섭 PD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대담에는 현종욱(뉴질랜드 한국교육원), 장영호(오클랜드大 공공정책대학원), 이명종(오클랜드 의대), 김인아(리커넥트 공동대표) 씨 등 4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1세대와 구분되는 자신만의 성공 기준과 라이프 스타일, 2세 교육과 정체성 문제 등에 대해 두 시간 반 동안 의견을 나눴다. 뉴질랜드 타임즈는 사회 각 분야에 진출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한인 1.5세대들의 대담 내용을 지면과 인터넷을 통해 소개한다. /편집자주

1.5세대 툭 터놓고 톡 패널 프로필

현종욱 Jongwook Hyun
1983년 인천 출생. 만 34세
초등학교 6학년 때인 1995년 이민
오클랜드대 건축학, 교육학 전공
뉴질랜드 한국교육원(4년차) 재직중
기혼, 2남-6세, 3세

김인아 Tina Kim
1992년 경기도 고양 출생, 만 25세
네 살 때인 1996년 이민
오클랜드 음대 대학원(피아노 전공)
School of Music Accompanist(UoA. 2년차), Remuera & Albany Music Academy Piano teacher(경력 1년)
소속 단체: 리커넥트(Reconnect) 공동대표
미혼, 부모님, 2녀

장영호 Clara Jang
1993넌 서울 출생. 만 23세
1살 때인 1994년 이민
대학교(대학원) 전공: Bachelor of Arts-double major in Psychology and International Relations and Politics(UoA), Master of Public Policy (MPP)-UoA
Smith and Caughey(파트타임), 공무원 취업 준비 중
활동 단체: 카일리(KYLI. Korean Youth Leadership Institute) 회원
미혼, 부모님, 2녀

이명종 John Lee
1992년 강원도 원주 출생. 만 25세
중학교 3학년을 마치고 2006년 11월 이민
오클랜드대 의대 5학년 재학중
미혼, 부모님과 동생
좌우명:‘호랑이를 그리려 하면 잘못 그려도 고양이는 그릴 수 있지만 처음부터 고양이를 그리려 하면 실패하면 아무것도 못 그린다’

Q.뉴질랜드 1.5세대의 연령대와 사회진출 현황

현종욱(현): 일단 이민을 오면 부모는 1세대가 되고 자녀들은 1.5세대가 되잖아요. 뉴질랜드는 이민자가 끊이지 않기 때문에 1.5세대는 계속 존재할 거 같아요. 저는 평생 1.5세대라는 이름이 달고 살겠죠.

장영호(장): 뉴질랜드에서 1.5세대의 주류는 30대인 것 같아요. 1세대와 달리 언어 소통에 문제가 없으니까 사회 진출 분야가 정말 다양한 것 같아요. 자신만의 열정을 좇아 의대나 IT, 건축, 그래픽 디자인, Public relation, 정부 쪽 일도 많이 하시고 한국인 특유의 창의성을 살려 창업도 많이 하는 거 같고요.

이명종(이): 제가 2006년에 왔을 때 성당에 가면 매주 새로운 분들이 오셨어요. 그때는 다들 초등학생 중학생이었는데 요즘 보면 30대가 됐어요. 1.5세대는 여기서 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한국과 뉴질랜드는 물론 영어권 국가 진출에 제한이 없는 것 같아요.

Q.직업 선택과 1세대의 영향력

자식에게 강요-방임보다 가이드 라인 제시

현: 예전에는 부모님의 영향이 있었는지 잘 몰랐는데, 커가면서 저도 모르게영향을 받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제 성적으로 갈 수 있는 제일 높은 곳인 건축학과에 지원했는데 나중에 제가 원하는 것을 찾아 교육으로 전공을 바꿨어요.

장: 언니는 피아노 석사과정까지 끝냈지만 결국 적성에 맞는 다른 과를 선택했어요. 이 때문에 둘째 딸인 저는 자유롭게 전공과 일을 선택할 수 있었어요.

이: 1.5세대의 직업 선택에 있어 이민 온 환경이 엄청 중요한 것 같아요. 재정적인 여유, 정신적인 여유가 있어서 빨리 정착하면 자녀들이 하고 싶은 걸 시키는데, 힘든 상황에서 이민을 왔다거나 영주권을 따기가 어려운 경우 자식들의 성공이 가정에 도움이 되니까 자식에 대한 압박의 종류가 다른 것 같아요. 그래서 이 분들은 저 보다 좀 더 자유로웠을 수도 있었던 거 같아요.

김인아(김): (개인적으로) 부모님한테서 받은 압력은 없었지만 한국 부모님들은 ‘사’자가 들어가는 직업을 좋아하잖아요. 이 때문에 의사, 변호사 그런 직업들을 추구하는 친구들도 많은 거 같아요.

Q.1세대와 1.5세대의 성공기준

1세대는 직업 안정감 강조… 1.5세대는 ‘라이프밸런스’ 중요

현: 결혼을 해서 아이가 있으니까 이제야 부모의 마음을 갖게 되는 거 같아요. 저희 부모님이 그랬듯 아이가 건강하고 좋은 사람으로 크는 것, 좋은 아빠가 되는 것이 제 목표예요. 한국에서는 좋은 지위, 연봉이 (성공의) 기준이 될 수 있다면 여기서는 가족과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중요하죠.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그런 시간이 없다면 그게 성공일 수 있을까요?

장: 부모님 세대에게 성공의 기준은 직업적인 안정인 것 같아요. 1세대는 가정이 안정되기 위해서는 좋은 직업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 제 성공기준은 뉴질랜드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과 개인생활의 균형을 맞추는 ‘라이프 밸런스’ 에 두고 싶어요.

이: 부모님 세대의 성공 기준은 이 곳에서 정착해서 안정적으로 사는 것, 다른 하나는 자녀가 잘 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자신들이 이루지 못한 것을 자식들을 통해 이루고 싶은 대리 만족일 수도 있고요.
하지만 저의 성공 기준은 화목한 가족, 부모님 건강, 고생하신 부모님을 도와 드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의사로서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이에요.
Q. 라이프스타일 비교

장: 부모 세대는 주로 한국 사람들끼리 어울리지만 저희는 언어 장벽이 없으니까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어요. 신기한 건 친구들이 모두 1.5세대인데요. 한국어로만 해야 편한 말이 있고 영어를 섞어서 써야 편한 말이 있어서 더 자주 어울리는 것 같아요.
중국인 친구도 많지만 중국 부모들은 한국 부모들과 달리 모국어를 강조하지 않아 중국말을 잊어버린 친구들이 많아요. 저는 한국 사람으로 자랐기 때문에 생각하는 것이 그들과 많이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친구들로부터 “너는 딱 한국인이다”, “You are so Korean”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요.

김: 한인1.5세대 안에서도 영어가 더 편하고 한국말을 아예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친구들과는 가치관이나 공감대가 다르고 라이프스타일도 달라요. 저희는 현지인들을 만나는 기회가 더 많기 때문에 네트워킹에서 1세대와 제일 많이 차이가 나는 것 같아요.

이: 맞아요. 우리는 의사 소통이 자유로워 뉴질랜드 사람들이 하는 거 다 할 수 있죠. 저는 취미로 고등학교 다닐 때 럭비를 했거든요. 근데 동양인 중에 럭비를 하는 사람은 저 뿐이었어요. 부모님들도 등산과 낚시, 골프 등을 많이 하시지만 뉴질랜드 스타일로 즐기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현: 저는 라이프스타일 면에서 1세대, 1.5세대간에 비슷한 점도 많은 것 같아요. 예를 들어 휴가를 가도 한국 분들은 항상 바쁘게 다니잖아요. 다녀오면 더 피곤하고… 이건 1.5세대들도 똑같은 것 같아요. 저 역시 편한 언어 위주로 친구를 만나게 되는 거 같아서 직장에서 만나는 외국 사람들 빼면 거의 다 한국 사람들과 어울려요.

Q.1세대 교육의 영향과 장-단점

한국 부모는 “네가 못하면 나에게도 타격”

현: 저는 여기서 중학교부터 다녔고 부모님이 딱히 공부하라고 강요하시지 않아 즐기면서 학교생활을 했던 것 같아요. 한국에서도 학교를 다녔지만, 한국 교육의 단점은 주입식 교육이 아닌가 싶어요. 과외를 하면 성적이 당연히 오르겠지만 스스로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없잖아요. 몰라도 혼자 고민해야 하는데 매번 타인이 해결해주면 좋지 않죠.

장: 저는 아시안들한테는 ‘타이거 맘’(Tiger mum), ‘타이거 대디’(Tiger Daddy)라는 개념이 있어요. 부모님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과외를 계속 했어요. 아시안 부모님들이 자녀들 한테 압박감을 주면서 키우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 비해 학업에 더 열중하고 일도 열심히 하고 더 잘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현: 그럼 부모님이 타이거 부모셨나요?
장: 아뇨, 전혀요. 고양이셨죠.(웃음)

이: 전체적으로 볼 때 교민사회의 교육열이 센 것 같아요. 유학생과 유학생 부모님들 때문에 점점 더 세지는 이유도 있어요.
제 부모님은 강요하진 않으셨어요. 말씀은 안하셨지만 이민을 온 환경이 주는 압박이 있었고 그게 저한테는 열심히 하는 원동력이 됐어요.

김: 저는 음악을 했는데 한국만큼은 아니어도 여기도 음악을 시키는 부모님들은 많은 투자를 하시는 것 같아요. 제 부모님도 매일 픽업을 해 주시고 레슨이나 대회 나가면 몇 시간씩 데려다 주셨어요. 주변에서 보면 학교에서 뒤처질까 봐 과외도 많이 시키더라고요.

장: 키위 학부모들은 자녀가 학교에서 잘하면 ‘네가 잘한거다’ 그러는데 한국 부모님들은 ‘네가 못하면 나한테도 타격이 온다’ 이렇게 생각하시니까 부담이 되죠. ‘네가 못하면 내가 뭐가 되니?’ 이런 식으로도 말씀하시고요.

김: 한국 사람들을 포함한 아시아 부모들은 자녀들의 스펙을 쌓기 위해 다양한 것들을 많이 시키는 편이에요. 악기나 반주 같은 것 배울 때도 무조건 그레이드를 따야 하고 이 정도는 배워 두면 좋다는 명분하에 억지로 시키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별로 좋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아요. 그래도 기본기가 탄탄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예를 들어 구구단도 키위들보다 훨씬 빨리 외우고… 그런 부분이 다 장점이죠. (웃음)

Q. 2세 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

한국말 잊으면 부모세대와 소통 단절

현: 언어가 정체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생각해요. 2세대가 언어를 잃어버리면 부모와의 소통 등 많은 것들을 놓친다고 생각해요. 첫째는 어려서부터 집에서 한국어를 썼는데도 학교에 다니면서부터 혼자 놀 때 영어로 말하곤 해요. 학교에서 충분한 노출이 되어 영어 걱정은 없어요. 그래도 집에서 만큼은 한국말을 쓰자 그런 다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만한 결심이 없으면 모국어를 쉽게 잊어버릴 것만 같거든요.

장: 아직 잘 모르겠지만 왠지 저도 미래에 ‘타이거 맘’이 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어요. 제 요구를 강요하는 게 아니라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주는 부모가 되고 싶어요. 제가 방황을 많이 하다가 원하는 방향을 찾았기 때문에 아이가 일찍 길을 찾도록 부모가 도와주는 것이 필요한 것 같아요. 또 저희가 어렸을 때는 부모님이 한국인만 있는 곳에 데려 가셨는데 키위 클럽 같은 것도 찾아서 다른 경험을 시켜주고 싶어요.

이: 저도 자녀들을 어느정도 ‘푸시’(Push)할 것 같아요. 어렸을 때 운동선수가 되고 싶었는데 어머니가 운동선수 되려면 몇 만 명 중에서 1등을 해야 하기 때문에 차라리 공부가 쉽다 이렇게 말씀하셔서 포기했어요. 물론 재능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는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제가 못해 본 것들을 제안해 보고 싶어요.

김: 저는 부모님한테 보고 들은 대로 똑같이 할 것 같아요. 하지만 여기 사회를 더 잘 아니까 여러 가지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저는 어려서부터 한인 교회만 다녔고 인간관계 폭도 매우 좁았어요. 하지만 제 아이들은 한인들 외에도 현지인들과도 교제를 할 수 있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또 경제관념을 일찍부터 알려줘서 독립심도 키워주고 싶어요.

현: 다들 푸시할 거 같다고 했는데 저도 약간은 비슷해요. 우리 부모님 세대는 그렇게 살지 않으셔서 너희는 좀 자유롭게 해라 이러시는데 저는 너무 자유스러웠으니까 반대로 약간 푸시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학교생활을 돌아보면 성적이 전부가 아닌데도 거기에 너무 매여 대인관계에 소홀했고 던 거 같아요. 그래서 성적이 전부고 대학도 꼭 가야한다는 틀에서 벗어나 자녀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싶어요. 우리는 부모님이 못했던 것들을 2세대한테 해 줄 수 있을 거 같아요.

Q.정체성 문제와 정신건강

장: 전 정체성 혼란이 좀 있었던 같아요. 고등학교 때는 문제가 없었는데 대학교에 다니면서 ‘내가 한국인인가?’ ‘키위인가?’ 이런 의문이 들었어요. 나중에서야 한국문화와 뉴질랜드 문화가 섞인 1.5세대라는 단어를 알게 됐고, 그 세대가 바로 나구나 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이: 저는 정체성 문제가 전혀 없었어요. 중학교를 마치고 왔고 여기서 살면서도 제가 뉴질랜드 사람이라는 생각 자체가 하지 않았죠. 지금은 조금씩 뉴질랜드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지만 그래도 저는 한국인이라는 자긍심도 강하고 100% 한국 사람이라고 확신을 하고 있거든요.

김: 현지인 친구들과 대화를 하거나 같이 있을 때 벽이 느껴질 때가 있어요. 영어를 잘 하는데도 깊이 있는 대화를 할 때는 어려움이 없지 않아요. 그리고 완전히 한국적인 정서가 있는 분을 만나거나 한국을 갔을 때 그들과 제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물론 이런 문제가 극복을 해야 할만큼 어렵진 않고요, 더 좋은 관계를 맺고 싶은데 벽이 느껴질 때는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현: 정체성 문제는 아닌데 좀 타협해야 되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저는 종욱이라는 한국이름을 대학까지 쭉 썼어요. 그런데 사람들이 발음하기 힘들어 해서 교대로 옮기면서부터 대니얼이라는 이름을 썼어요. 어떻게 보면 저의 고유 이름을 타인의 편의를 위해서 희생했다 이런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제 아들은 영어 이름도 있지만 유치원 들어가서 이름을 정해야 했을 때 한국이름 시원으로 부르기로 했어요. 둘째는 아예 영어이름을 안 짓고 소망으로 했고요.
결론적으로 정체성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언어 문제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한국말이 안 되면 ‘내가 한국 사람인가?’ 이런 의문이 들면서 혼란이 올 수밖에 없고 한국문화와 단절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가능하면 부모로서 자녀들에게 한국어를 알려주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아요.
주변에서 대학에 와서야 한국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그동안 놓쳤던 것들을 따라잡는 경우를 많이 봤는데 그때가 그럴 마음이 들 때인가 봐요? 마치 연어가 고향으로 돌아가듯 말이에요.(웃음)

장: 정체성 문제도 있지만 그 외에도 우리가 여기서 살면서 정신적으로 힘들 수 있잖아요. 하지만 공공 정책 분야에서 아시안들을 위한 정책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정부나 사회가 소수 민족들에 대해 더 관심을 가져야 하지만 저희 역시 문제를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 부분은 고쳐야 할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우울증이 있으면 정신적으로 나약하다고 비판 받을까 봐 드러내지 않는 것이 한국문화이지만 이런 관점은 바꿔야 한다고 생각해요. 또 사회에서 우리가 소수니까 무시하고 차별하는 것 때문에 힘들어하는 청소년들도 있을 텐데 문제가 커지기 전에 대화를 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Q.1.5세대의 역할

한국인 장점 이어받고 자랑스러워야 뉴질랜드 사는 데 도움

이: 두 개의 문화를 경험했고 두 가지 언어를 할 수 있으니 그것을 연결시켜 줄 수 있는 장점이 될 수 있잖아요.
또 하나는 키위 아이들과 비교했을 때 우리는 이민 와서 정착하는 힘든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더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는 원동력이 있죠.
여기서 산 지 10년밖에 안 됐는데도 벌써 한국말이 어눌해지는 느낌이 있어서 한국에서 갓 오신 분들한테 “저 교포 같아요?” 라고 물어보게 돼요.(웃음)

현: 저는 1.5세대로서 현지 학교를 다녔고 한국말도 문제가 없어서 교육원에서 일할 때 한국에서 오신 방문단 분들과도 잘 소통하고 있어요. 이렇게 1.5세대라는 것이 일에 있어서도 귀한 자산이 되는 거 같아요.

김: 저도 1.5세대의 역할이 ‘연결고리’라고 생각해요. 우리 세대, 20대 초반 30대분들이 좀 더 한인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관심을 갖도록 역할을 해야 해요. 예를 들어 제 주변 사람들은 신문도 잘 안 봐서 한인회에서 무엇을 하는지 잘 모르거든요. 제가 일하는 ‘리커넥트’ 단체는 다양한 커뮤너티를 연결시키고 이웃을 연결시키는 일을 하고 있는데 1.5세대도 도움이 필요한 곳에 손을 내밀고 관심을 끌어내는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이: 저는 우리가 다른 민족들과 비교할 때 영리하고 세련되고 눈치도 빠른 것 같아요. 끈기와 악바리 기질도 많고 여러모로 장점이 매우 많은 거 같아요. 그래서 제 아이한테는 이런 문화와 장점을 이어 받았으니까 한국인으로서 자랑스럽게 여겨야 하고 그것이 이 나라에서 살아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거라고 알려줄 거예요.
또 교민사회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으니까 1.5세대는 뉴질랜드만이 아닌 더 큰 국제적인 무대로 뻗어 갈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었다고 생각해요.

장: 저는 청년들이 한인회에도 더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이번 광복절에 제가 투표 등록을 도우려고 한인회에 갔었어요 그런데 대부분 어르신들만 계셔서 깜짝 놀랐어요. 그래서 안타까웠는데 카일리(KYLI.Koren Youth Leadershio Insititue) 단체의 경우에도 1.5세대들이 더 쉽게 사회에 들어갈 수 있게 만들어진 단체지만 교민 사회와도 연결이 되면 좋겠어요.

현: 아직까지는 한인회에 1.5세대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할 만한 것들이 별로 없는 듯해요. 참여를 이끌어 내려면 먼저 소통을 해야 하고 또 무언가 의미가 있다면 분명히 1.5세대들이 더 많이 움직이고 참여해서 한인회뿐만 아니라 더 큰 것을 아우를 수 있는 중간 역할을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Q. 툭 터놓고 톡(Talk) 소감

현: 제가 여기에 왜 왔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 지를 고민하는 뜻 깊은 시간이었어요.
김: 같은 1.5세대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 지 듣고 공감할 수 있었어요.
이: 1.5세대의 역할 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자리였는데요. 특히 저와 달리 아주 어릴 때 온 1.5세대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정체성 문제는 어떻게 극복했는지 들을 수 있어서 아주 유익했습니다.
장: 너무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 저를 이 땅에 데려와 주신 부모님께 너무 감사하다고 생각했고요. 앞으로 제 자녀를 어떻게 키워야 할 지 많이 생각해보고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정리=이준섭(1.5세대 멘토링 영상‘Meet Your Mentors’제작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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