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자네 왔는가

가을 단풍, 노란 은행잎이 하나 둘 흩날린다. 한복 입은 젊은 청춘들의 발걸음이 한가롭다. 나이든 분들도 옛추억 거리를 밟는다. 청사초롱이 여유롭게 그네를 탄다. 다국적 언어들이 곳곳에서 툭툭~ 외국인들의 호기심 어린 얼굴이 흥미롭다. 인사동 전통거리. 하늘은 고려 청자처럼 맑고 푸르다. 오후 녘이 그리움,설렘으로 물들어간다. 인도에서 온 승려가 요가 안내 소 책자를 전해준다. 한국 전통거리가 온 세상 사람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오랜 친구가 등 뒤에서 내 어깨를 툭 칠 것만 같다. 추억을 일깨우는 간판들 앞에서 발길이 멈춘다. 세상에 선보이는 얼굴들이 저마다의 표정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옛날과 지금, 서양과 동양이 한자리에 어우러진 풍경이다. 갤러리, 공방, 도자기, 그림, 전통 먹거리 뒷골목, 문화 예술 집성촌 같은 쌈지길, 옛 건물이 이색적이다. 몇 시간을 둘러봐도 새롭고도 흥미가 넘치는 시간과 공간이다.

‘오! 자네 왔는가’ ‘글입다 공방’ ‘장자의 나비’ ‘土地-참살이 자연밥상과 찻자리’ ‘여자만’ ‘이모집’ ‘뉘조-한정식’ ‘머무름-전통찻집’ ‘Gallery- 통큰’ ‘고집쟁이’ ‘心地’ ‘여기쯤’ ‘갤러리 IS’

개성 있는 간판 이름들을 음미하며 걷는다. 발걸음이 멈춘다. 갤러리 이즈. 1층에는 그림 전시전, 2층에는 전통화 전시전, 3층에는 사진 전시전이 열리고 있다.

2018 Beyond the Landscape of New Zealand -한.뉴질랜드 사진작가 교류 사진 여행 전시회

안내 간판을 따라 갤러리 건물로 들어선다. 세상은 넓고 관심은 많다. 전시회 오프닝 리셉션 시간이 가까워지며 들어서는 발길들이 부산하다. 퇴근 시간에 맞춘 시간이라 곳곳에서 몰려든다. 한국 작가 다섯에 뉴질랜드 작가 열 여섯 명이 출품한 마흔 여섯 점 사진. 전시실 네 면에 다채롭게 전시되어있다. 뉴질랜드 남.북섬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시선을 끈다.

인사동 갤러리 이즈에서 첫 전시회를 갖는 날. 이어서 전주, 부산, 서울 양재동까지 4차에 걸쳐서 전시회가 이어진단다. 한국 전시가 끝나면, 오클랜드로 이동하여 내년 3월에 이번 전시된 작품들과 한국작가들의 한국작품들을 뉴질랜드에서 전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국.뉴질랜드 작품 교류전이다.
하얀 눈이 덮인 산이 호수에 그대로 빠져있다. 연 녹의 푸른 초원에 다양한 길이 뻗어있다. 가을 녘 저녁 농장 산야에 햇살이 드리워지고 있다. 은은한 여명에 갈매기들이 바위에 앉아있다. 하버브리지 위에서 바라본 오클랜드 시내 야경이 찬란하다. 아벨 타스만의 호젓하면서도 눈부시게 빛나는 바다… . 남섬 빙하 지대에 텐트치고 올려다 본 밤하늘, 은하가 쏟아지고 있다. 웅장한 무리와이 비치, 철새 가넷 갈매기들의 정겨운 보금자리… .

‘평화로운 대자연으로의 초대. 저희가 살고 있는 땅. 천혜의 자연 뉴질랜드입니다. 교민작가 열 여섯 분이 그 감동을 전합니다. 때묻지 않은 자연의 순수함. 올해를 시작으로 멀기만 했던 그리운 한국에 직접 와서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활동하시는 다섯 분의 작가들 시선도 새롭습니다. 한국에서 진행되는 첫 번째, 뉴질랜드 여행 사진전입니다. 고국에 있는 분들께 자유와 꿈을 향해서 떠날 수 있는 용기로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사진 초대 글이 정감을 자아낸다.

뉴질랜드를 대표해서 사진 전시회를 준비한 김유나 뉴질랜드 교민 사진작가. 이분 인생 역정이 호기롭다. 일찍부터 유목민 기질을 살려 전 세계를 누볐다. 특히나 인도 특유의 정서에 끌려 십여 년을 인도에서 살며 공부했다. 뉴질랜드에 가족과 이주해 뿌리를 내리고서도, 남북 섬을 십수차례 여행했다. 아예 캠퍼밴을 사서 생활도 했다. 한국 사진 작가들(김종법, 김원섭)과 만나 뉴질랜드를 안내해가며 사진을 찍었다. 앞으로 한국과 뉴질랜드의 정기적인 사진 교류 전시회를 갖는 계기를 마련했다.
백 여명이 넘은 축하 손님들로 오프닝 리셉션이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뉴질랜드에서 온 일부 사진작가와 가족들, 교민들도 열 대여섯 명쯤 됐다. 한국에 살고 있는 친지들과 뉴질랜드에서 살다 돌아온 분들도 큰 응원을 보내주었다. 대부분은 뉴질랜드에 관심 있는 분들, 사진에 흥미를 가진 분들이었다. 이번 행사에 큰 힘을 실어준 이는 한국 뉴질랜드 차관 아디버나드씨와 공보관 강정미씨였다. 한국과 뉴질랜드의 문화 교류 가교가 되기를 바라는 축하 인사를 하며 격려를 해주었다.

‘훌륭한 작품은 미완성이다’ 라고 했다. 그 나머지는 관객들이 채워준다고. 큰 응원이 필요하다는 말에 공감한다. 인생사가 다 마찬가지일 터. 모든 것이 함께 어우러질 때, 마지막에 선(善)을 이룬다는 말씀도 같은 맥락이다. 열심히 일한 끝에 주어진 달콤한 휴가. 그리고 인사동에서 만난 문화. 동서양이 만나고, 옛날과 오늘이 만나며 나에게 악수를 청하는 말이 정겹다. 오! 자네 왔는가 *

 

백 동 흠 수필가
2017년 재외동포 문학상 대상수상
BIRKENHEAD TRANSPORT 근무
글 카페: 뉴질랜드 에세이문학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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