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칼럼 여행칼럼 가을 여행 (3) 코로만델 피너클(Pinnacles) 산행기

가을 여행 (3) 코로만델 피너클(Pinnacles) 산행기

“아! 꿈에 본 금강산, 이곳에 있었네”

뾰족한 산봉우리 기암괴석…
‘키위들이 꼭 가봐야 할 101곳 중 한 곳’명성

내가 속해 있는 트램핑 클럽은 매주 토요일마다 걷는다. 때로는 아름다운 바다가 바라다보이는 길을, 때로는 고요한 숲속에 발자국을 남긴다. 그러나 매주 가는 곳마다 느낌은 달라서 늘 새로운 맛을 즐기곤 한다.
지난주 토요일(3월 23일)에는 올해 남섬 넬슨의 아서산(Mt Arthur), 북섬 통가리로 횡단(Tongariro Alpine Crossing)에 이어 세 번째로 산을 탔다. 코로만델의 카우에이랑가 밸리(Kauaeranga Valley)를 거쳐 올라가는 피너클(The Pinnacles)이다.

승용차 석 대에 16명이 타고 코로만델로
코로만델 반도는 깊이 파인 하우라키 만(Hauraki Gulf)을 사이에 두고 오클랜드와 거의 같은 위도상에 위치하며 마주 보고 있다. 코로만델의 입구라 할 수 있는 테임즈(Thames)까지는 약 1시간 30분이 걸린다.
‘코로만델’ 하면 금광, 아름다운 휴양도시, 핫 워터 비치(Hot Water Beach), 온천, 캐더럴 코브(Cathedral Cove) 등 누구나 자기 경험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곳에는 일반인들이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명소’가 한 곳 더 있다. 바로 피너클스다. 키위들이 꼭 가봐야 할 곳 101곳 중의 하나로 선정된 곳이다.
오클랜드에서 피너클까지는 직선거리로는 가깝지만 자동차로는 돌아가야 하므로 거의 2시간을 예상해야 한다. 석 대의 승용차에 나눠탄 대원 16명은 안개가 낀 오클랜드를 벗어났다.
일행은 휴게소에서 잠깐 쉬며 인사를 했다. 안전 산행에 대한 덕담을 나누고 코로만델을 향해 달렸다. 테임즈를 지나 카우에이랑가 강(Kauaeranga River) 옆의 Kauaeranga Road를 따라 엑셀을 밟았다. 트램핑 시작점인 주차장까지 10km의 거리를 거의 20여 분 동안 달렸다. 어? 비포장길이긴 하지만 아서산보다 훨씬 진입로가 수월했다. 어디서 많이 본듯한 풍경이기도 했다. 숲을 지나면서 거제도의 휴양림을 지나가는 것 같기도 하고, 여러 개의 캠프촌을 지나면서는 남이섬 근처 자라섬 앞의 캠핑장 풍경인 듯도 싶었다.

“몇 해 전 실종 사고 난 곳”엄포(?)에 놀라
주차장에 도착해 등산 장비를 챙긴 뒤 이번 등산의 지도자로부터 지금까지 어느 산행에서도 듣지 못한 엄격한 주의 사항을 들었다.
“이곳은 갈림길이 많다”, “조금이라도 뒤처지면 길을 잃는다”, “낙오하면 몇 시간씩 더 걸리게 돼 오늘 중으로 집에 못 갈 수도 있다”, “몇 해 전에 실종 사고가 발생한 곳이다”라는 심각한 말이었다. 그래서인지 그동안의 산행과는 달리 이번 산행은 일행의 맨 앞과 뒤의 간격이 그리 멀지 않게 유지하면서 올라갔다.
웹 크릭 트랙(Webb Creek Track)을 따라갔다. 하지만 시작부터 심상치가 않았다. 어라! 그냥 걷는 트램핑이 아니라 전문 산악회의 등산이었다.
올해 우리 트램핑 클럽에서 했던 여러 번의 트램핑과는 달리 자연경관을 느끼고 감상할 여유를 허락하지 않았다. 길바닥의 미끄럽고 큰 돌과 굴곡이 한 시라도 땅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했다. 잠깐씩 동료들과 대화를 할 때도 땅을 보면서 해야만 했다.
피너클 헛(Pinnacle Hut)에 이르는 동안 제대로 경관을 감상할 여유 없이 외나무다리를 통해 협곡을 건너면서 능선을 타고 올라야만 했다. 여느 때의 트램핑과는 달리 그냥 한국의 어느 험한 산을 오르는 기분이었다.
피너클 헛이 보였다. 육체적으로는 힘들었지만 눈앞에 휘티앙아(Whitianga) 방향으로 펼쳐진 저 멀리 보이는 아름다운 산야가 피로를 달래주었다. 동시에 피너클(뾰족한 산봉우리)들이 우리를 향해 손짓했다. ‘아하! 이래서 피나클이라고 했구나’를 알 수 있었다.


“골프에서 우승자에게 동료들이 샴페인 세례를 하듯
우리가 정상을 밟고 막 하산을 하려고 하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우리의 정상 도전을 축하하는 샴페인 세례로 느껴졌다.
물론 그 탓에 피너클 산장 까지 내려오는 길은 더 미끄러워져서 긴장해야 했지만
올라오면서 경험했던 길이기에 두렵지 않았다.”


피너클 산장은‘호텔급’, 80개 침대 갖춰놔
드디어 피너클 헛에 도착했다. 지금까지 봤던 산장과 견준다면 호텔급 산장이다. 크고 깨끗하고 여행자들을 위한 휴식공간과 화장실이 그 어느 곳보다 좋았다. 산장은 80개의 침대를 갖추고 있다. 예약만 한다면 단체로 머무르기에도 좋은 곳이다. 바깥에는 식탁이 많아 일행은 여유 있게 각자 준비해온 음식을 동료들과 나눠 먹었다.
이번 산행의 묘미는 산장부터 정상까지의 가파른 길(Pinnacle Path)이었다. 위아래로 펼쳐진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와우!”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경로는 생각보다 훨씬 험했다. 두 발로 걸을 수 없는 곳도 몇 군데나 됐다. 쇠사다리를 타고 올라가거나 바위(또는 돌)에 박힌 쇠고리를 잡고 올라가야 하는 곳이 더러 있어서 체력과 주의가 필요했다.
일행은 서로 “여기 밟아라”, “여기 잡아라” 등의 조언을 하면서 모두 정상까지 올라가서 기쁨을 만끽할 수 있었다. 멀리 바라다보이는 풍경, 구름 사이로 보이는 피너클들이 아름답고 운치가 있었다.
골프에서 우승자에게 동료들이 샴페인 세례를 하듯 우리가 정상을 밟고 막 하산을 하려고 하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우리의 정상 도전을 축하하는 샴페인 세례로 느껴졌다. 물론 그 탓에 피너클 헛까지 내려오는 길은 더 미끄러워져서 긴장해야 했지만 올라오면서 경험했던 길이기에 두렵지 않았다. 그저 조금 더 주의해서 내려오면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내려오면서 올라갈 때 느끼지 못한, 보지 못한 나머지 풍경도 느낄 수 있었다.

등산 뒤 맛본 석양까지도 아름다워
Pinnacles Path는 절벽을 쇠사다리를 타고 올라가고 바위에 박힌 쇠고리를 타고 올라가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정상까지 올라가니 한없는 쾌감을 느낄 수 있었고 큰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트램핑을 마치고 코로만델을 빠져나오자 멋진 자연의 선물이 기다리고 있었다. 차 안에서 본 황홀한 석양은 피너클 정상을 안전하게 다녀온 것을 다시 한번 축하해 주었다.
이번 트램핑은 뉴질랜드 고유의 맛도 있었지만 한국적인 맛을 보여주면서 어디선가 본 듯한 자연휴양림 같은 느낌, 한국의 어느 산(어느 분은 금강산, 어느 분은 설악산 같다고 했다)에서 본 것 같은 풍경 등이 많았다. 이번에는 하루치기로 산행을 다녀왔지만 이곳의 캠프장이나 산장에 머무르면서 여유 있게 등산을 한다면 여러 묘미를 진하게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트램핑을 하면서 지쳐서 힘들어하는 동료를 격려하며 함께 가는 팀원들, 바위틈을 올라갈 때 손을 잡아 도움을 주는 팀원들, 잡아야 할 곳, 밟아야 할 곳을 알려주면서 동료의 안전을 챙기는 팀원들, 지쳐서 늦어지는 동료와 보조를 맞춰 걸어 주는 팀원들의 아름다운 동료애를 보고 느끼고 배울 수 있었다. 미끄럽고 비가 와서 자칫 긴장을 풀면 안전사고가 날 수도 있었다. 17.8km(28,400걸음)를 7시간 30분 동안 걸으면서 모두가 안전하게 등산을 할 수 있어 고마웠다.

글과 사진_김봉윤<NZI 트램핑 클럽 회원>

타임즈 인기글

“하노이 정상회담은 2막…여러 막 거쳐야 대서사시에”

북한‘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에서‘완전히’에는 거부감 있어 지난 3월 17일(일) 뉴질랜드타임즈 도언태 발행인은 문재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를 맡은...

리디아 고, 2019년 공로 훈장 받았다

리디아 고 특별 인터뷰 5월 15일 총독 관저에서 럭비 선수 대니얼 카터 등과 함께 뉴질랜드 한인 1.5세대 리디아 고(고보경)가 2019년 새해 공로 훈장을...

“말 못하는 아들이 전해 준‘I Love You’잊을 수 없어요”

전문 여행사진작가 김유나 씨 떠올리기만 해도, 부르기만 해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대상, 어머니. 평상시에는...

2019 오클랜드 한인의 날 행사 열려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및 국제청소년예술단 초청, 수준 높은 공연 선보여 3월 30일(토), 노스쇼어 이벤트 센터에서 오전 9시부터 6시 30분까지 오클랜드...

올해부터 세금 환급서류 제출 안 해도 환급받을 수 있어

IRD(국세청)은 세금 환급이 자동 시스템으로 전환됨에 따라 바쁜 1년을 보내고 있다. IRD는 콜 센터로 걸려 오는 190만 통의 추가 전화를 받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