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NZ칼럼 교육 한강은 ‘큰 강’이라는 뜻…순우리말은 ‘아리수’

한강은 ‘큰 강’이라는 뜻…순우리말은 ‘아리수’


우리말에 ‘은행’은 금전거래를 하는데 필요한 기관의 이름이다.
한자 말인 은행은 銀行으로 쓴다.
이 말은 원래 ‘은항’으로 읽어야 하는데 우리는 ‘은행’으로 읽는다.
이것은 오랜 기간 습관적으로 잘 못 사용하고 있는 한자 말이다.


나는 집 근처 정해진 숲길을 습관적으로 산책한다. 길을 걷다 보면 개와 함께 산책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개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사람과 동등하게 식구처럼 여긴다. 개에게도 족보가 있고 족보가 있는 개들의 뿌리를 자랑스럽게 줄줄 외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사람에게 족보 있듯 말에도 뿌리가 있어

고국을 떠나 다른 나라에 사는 우리는 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개의 족보를 알고 있듯이 자기 조상의 뿌리를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과연 알고 후세에게 전하려는 노력은 할까? 또는 우리 문화에 대해 후세들에게 얼마나 알고 알려주려고 노력하고 있나 돌이켜 볼 일이다.

사람들에게도 족보가 있고 그 사람들의 뿌리가 있듯이 사물에는 사물에 근원이 있다. 사람들이 쓰는 말에도 그 근원이 있어 말의 뿌리라 말한다.

나는 이 칼럼에서 우리들이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말의 뿌리에 대해 알고, 후손들이 우리말의 뿌리를 정확히 알고 쓰게 하기 위하여 이야기를 나누려 한다.

할아버지는 ‘한아버지’, ‘큰’ 아버지라는 뜻

‘말’이라는 말은 ‘마음의 알’의 준말이다. 한글이 만들어지고 오랫동안 지금 쓰이는 ‘말’이라는 글자는 ‘ㅁ∙ㄹ’이라 쓰였다.

요즈음 공인으로서 말을 잘 못하여 여론의 뭇매를 맞는 사람들이 많다. 말은 말 한 사람의 마음에 알, 다시 말해 공인이 어떤 사안에 대한 평소에 생각을 말한 것이기 때문에 공인으로서 자격이 없다 하여 여론에 뭇매를 맞는 것이다.

말을 잘 못 하면 말한 사람의 인격은 물론 그 조상까지 욕을 먹는다. 돌아가신 할아버지들이 욕을 먹는데, 원래 할아버지라는 말은 ‘한아버지’ 다시 말해 ‘큰’ 아버지라는 뜻이다.

내 장인의 고향은 황해도 연백이다. 그분은 평소에 ‘한아버지’라는 말씀을 쓰셨다. 그 말씀을 처음 들었을 때 연세가 있으셔서 발음이 정확하지 않은 탓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잘못된 표현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분은 어릴 때부터 사용하시던 말을 사용하신 것이었다. 우리말에서 ‘한’이라는 말은 ‘큰’의 뜻이다.

또 다른 예를 들어 보자. ‘한강’이라는 말도 ‘큰 강’이라는 뜻이다. 물론 한강은 한자어가 우리말이 된 예이다. 순수한 우리말로는 ‘아리수’라 한다. 고구려 시대 한강을 ‘아리수’라고 불렀다. 이때 ‘아리’는 크다는 의미이다. 물론 ‘수’자는 한자어에서 온 말이다. 

조카는 ‘족하’ (足下)에서…’발아래’라는 의미

가족을 가리키는 말 중에서 ‘조카’라는 말이 있다. 이는 형제자매의 자식들을 이르는 말이다. 이 말은 한자의 족하(足下)가 변한 말이다. ‘발아래’라는 뜻이다.

조카가 나왔으니 ‘슬하’도 알아보자. 어른들이 말씀하실 때 “슬하에 자녀들을 얼마나 두셨습니까?”라고 말씀하신다. 슬하(膝下)는 ‘무릎 아래’라는 뜻이다.

교통수단의 발달로 세계가 한 지붕 여러 가족처럼 어울려 살다 보면 나라마다 고유의 문화가 섞이게 마련이라, 우리 문화에 없는 사물이나 생각을 표현할 때는 우리말로 풀어서 쓰기보다는 원어를 그대로 인용하는 것이 더 좋을 때가 있다. 그러니 각 나라에 말을 살펴보면 모국어가 다른 나라 말과 섞여 마치 모국어처럼 쓰이는 경우를 흔히 본다.

은행(銀行)은 ‘은항’이 맞아, 잘 못 사용되는 한자 말

우리말에 ‘은행’은 금전거래를 하는데 필요한 기관의 이름이다. 한자 말인 은행은 銀行으로 쓴다. 이 말은 원래 ‘은항’으로 읽어야 하는데 우리는 ‘은행’으로 읽는다. 이것은 오랜 기간 습관적으로 잘 못 사용하고 있는 한자 말이다.

이를 약정속성(約定俗成) 현상이라고 한다. 한자의 ‘행(行)’은 ‘다니다’라는 동사일 때는 ‘행’으로 行軍(행군), 行動(행동)이라고 읽고, ‘줄’(line)’또는 ‘점포’라는 명사 일때는 ‘항’으로 발음해야 한다. 예를 들면 行列(항렬), 行伍(항오)로 읽어야 한다.

이 말은 중국의 상인 길드인 ‘행(行)’은 원거리 무역에 ‘은(銀)’을 사용했는데, 이 행이 금융업의 주체가 되면서 ‘은행(銀行)’이라는 말이 쓰이게 됐다.

뉴질랜드에서는 은행을 ‘bank’라고 한다. 이 말은 11세기 이탈리아의 시장에서 원거리 무역상을 위해 작은 탁자(banko)를 놓고 신용장을 취급하는 사람들(banka)이 있었는데 이것이 은행의 시작이었다.

그런데 은행에 돈을 맡긴 고객들이 대신 받는 예금증서를 가지고 예금을 인출하려 하는데 은행에 돈이 없어 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에 화가 난 예금자들은 banko를 부숴 버렸는데, 이 때 파산(bankruptcy)이라는 말은 부서진 탁자(banko rotto)에서 유래된 것이라네요.

정창현_우리 문화 연구가, 오클랜드 교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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