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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득의 사진 더하기 여행] 황홀한 저녁노을, 오타키 바닷가를 불태우다

박현득의 사진 더하기 여행(1)

가을이 오면 늘 생각나는 곳 ‘애로우타운(Arrowtown)’.

뉴질랜드 생활 24년에 남섬을 여러 차례 다녀오긴 했지만 단풍철 남섬 여행은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사진 촬영 여행 때 나만 여행팀에 끼어 애로우타운에 갔다.

격이 다른 그곳 단풍에 반해 이번 가을에는 꼭 아내에게 뉴질랜드 단풍의 진수를 보여주겠노라 다짐했다. 우리 동네 가로수 잎 색깔이 변하는 걸 보면서 ‘어라. 여기가 이러면 남섬은 벌써 단풍이 들었겠네’하고 날짜를 대략 꼽아보았다. 4월 말~5월 초가 최적일 것 같아 슬슬 준비를 시작했다.

4500Km 대장정 캠퍼 밴 윙크와 함께

우리는 국내 여행을 갈 때면 대략의 일정만 잡고 그냥 출발한다. 숙소 예약이니 페리 시간표 등을 조사하는 따위는 하지 않는다.

그래도 몇 가지 준비하는 게 있다. 제일 중요한 건 ‘윙크’(캠퍼 밴)의 점검이다. 한 바퀴 돌아오려면 대략 4500km. 타이어 상태부터 엔진오일 등 살펴봐야 할 게 제법 있다.

그다음은 먹을 것. 수잔(아내)은 이 분야에 훈련(?)이 잘되어 있다. 갑자기 “우리 내일부터 사나흘 어디 여행이라도 다녀올까?” 하는 말에 익숙하다. 김치, 된장, 고추장 등 찌갯거리와 쌀, 라면 같은 기본 식량을 챙긴다. 작은 밥솥에 밥 한 솥하고 들통에 미역국 한 통 그리고 밑반찬 몇 가지면 사나흘은 거뜬하다. 이번 같이 장기간인 경우는 도중에 현지 조달도 하고 또 가끔은 외식도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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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윙크에는 전기담요와 두꺼운 이불이 준비되어 있지만 전기가 없는 ‘홀팍’(Holiday Park)에 대비해 윙크 바닥에 온수 호스를 이용한 온돌도 고안해서 들여놨다.

여기에 핫팩 두 개, 비상용 블루스타와 가스통 몇 개 그리고 눈 속에서 굴러도 끄덕 없다는 거위털 파카. 마지막으로 제일 중요한 사진촬영 장비와 상비약까지.

자 이만하면 됐는데 문제는 건강이다. 평소 골골하는 체질인 데다 얼마 전 지독한 감기 몸살을 앓은 터라 염려가 됐다. 그렇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가다가 힘들면 돌아오지 뭐’ 하는 마음으로 일단 윙크에 몸을 싣는다.

경험상 한번 출발하면 건강 문제로 중간에 돌아오는 일은 없었다. 비실비실 아프다가도 나서면 힘이 솟는다. 완전히 여행 체질인가 보다.

황홀한 석양에 피곤한 심신 풀려

다음 날 아침 7시 30분, 윙크에 시동을 걸었다. 여행 목적은 ‘남섬 가을 단풍’. 웰링턴까지 가는 길도 기왕이면 단풍이 있을 만한 길(4번 도로)을 골랐다.

오토로항아(Otorohanga)를 지났는데도 주변은 그저 녹색 들판뿐이다.

‘이거 뭐 남섬에 가서도 단풍은 꽝 아닐까?’

괜한 걱정도 해본다. 통가리로 국립공원을 지나서야 나뭇잎에 노란빛이 듬성듬성 보이기 시작한다. 단풍이 예쁘게 든 마을을 보고도 그냥 지나치면 내 카메라가 고함지르겠지? 몇 컷 담았다.

왕가누이쯤에서 하룻밤을 묵고 갈 예정이었는데 가다 보니 욕심이 생겨 좀 더 내려갔다. 이래서 우린 사전 예약을 하지 않고 다닌다. 레빈(Levin)까지 가서 일단 정탐을 해보니 내 여행비서 ‘Wiki Camps’ 앱이 오타키(Otaki) 바닷가에 그럴싸한 홀팍이 있음을 알려준다.

먼저 체크인부터 해놓고 잠시 주변 구경을 나갔다.

“와우!”

황홀한 석양이 오타키 바닷가를 불태우고 있었다. 장거리 운행에 피곤했던 심신이 모두 풀리는 듯했다.

가을은, 이렇게 내 마음을 푸르게 해주었다.

<다음 호에 계속>

 박현득_사진작가 겸 여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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