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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태의 아침광장] 비닐봉지 완전히 분해되기까지 최대 1000년 걸려

박춘태의 아침광장(3)

생태계 보존· 미래 자원 확보 등 다양한 측면에서 세계적인 관심사 돼

최근 지구 환경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전 세계적으로 고조되고 있다. 무분별한 플라스틱 제품 사용의 급증, 대기오염, 지구의 온난화 등으로 인간과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약 64개 나라에서 플라스틱 제품의 사용을 금지 또는 제한하고 있다. 환경 보호 차원에서 바람직한 현상이다. 플라스틱 제품 가운데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은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어 왔다. 비닐봉지를 분해하는 데 상당히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 자연생태계 내의 비닐봉지가 늘어나 환경 훼손 및 환경 파괴의 우려 때문이다. 비닐봉지가 완전히 분해하기까지는 얼마의 시간이 필요할까. 짧게는 약 10년 내지 20년, 길게는 약 1000년이나 걸린다.   

1977년 미국 샌드위치 가게에서 사용하기 시작해

‘비닐봉지’하면 대개 편의점이나 슈퍼마켓 등에서 물건을 담아 주는 포장 도구를 떠올린다. 따라서 고객 또한 비닐봉지를 받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하지만 비닐봉지가 환경을 심각하게 오염시킨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 결과 어디에 가나 비닐봉지를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사용 후 버린 비닐봉지가 쉽게 썩지 않고 누적되기 때문이다.

비닐봉지는 생산단가와 판매가격이 싸 사용하기 편리했기 때문에 사용량이 많이 늘어났다. 비닐봉지의 전격적인 등장은 1977년 미국에서 샌드위치를 판매하는 가게에서였다. 비닐봉지가 보급되기 전까지 샌드위치나 빵을 파는 가게에서는 포장용으로 주로 종이봉투를 쓰고 있었다.

그러나 종이봉투는 물에 쉽게 젖거나 물이 샐 수 있다는 점, 완벽하게 밀봉할 수 없어서 냄새가 밖으로 새어 난다는 등의 단점이 있었다. 그런데도 샌드위치나 빵의 소비량은 점점 증가했다. 이에 따라 종이봉투의 사용량도 날로 늘어났는데, 이는 종이의 원재료인 나무를 많이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야기시켰다. 종이 가격은 오르게 되었고, 무료로 제공하는 종이봉투의 가격 인상은 가게 운영을 어렵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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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봉투를 대체하는 방법을 고민하게 되었고 가볍고 충격에 강한 기능을 가진 포장재를 연구했다. 그 결과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비닐봉지를 개발할 수 있었다. 그동안 포장용으로 군림해 왔던 종이봉투의 상당 부분을 대체 가능케 했다. 종이봉투의 단점을 보완했음은 물론, 생산비용도 훨씬 낮았다. 비닐봉지 한 장에 1센트 정도에 불과했으니 상업용으로 생산, 판매하게 된 결정타였다.


한국은 국민 한 사람이 한해에 약 420개의 비닐을 사용하고 있다.
하루에 1개 이상을 쓰고 있다는 말이다.
핀란드 국민 한 사람이 한해에 사용하는 비닐봉지는 약 4개에 불과하다.
무려 100배가 된다.


탄자니아, 사용·판매 걸리면 6개월 징역

비닐봉지의 소비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최근에는 매년 생산하는 식량보다 훨씬 더 많이 쓰고 있을 정도다. 이런 현상을 방치해 둔다는 것은 환경오염의 피해를 고스란히 받아들이는 결과이다. 아울러 동식물의 성장 및 생존에도 위협을 준다. 

한국은 국민 한 사람이 한해에 약 420개의 비닐을 사용하고 있다. 하루에 1개 이상을 쓰고 있다는 말이다. 핀란드 국민 한 사람이 한해에 사용하는 비닐봉지는 약 4개에 불과하다. 무려 100배가 된다.

금세기 들어 세계 여러 나라에서 비닐봉지의 사용을 더욱 강력하게 규제하기 시작했다. 권역별로 강력한 규제를 하는 곳은 아프리카 권역이다. 특히 탄자니아, 르완다, 케냐의 규제가 두드러진다.

탄자니아의 자치령인 잔지바르(Zanzibar) 섬에서는 비닐봉지를 사용할 경우, 최대 6개월의 징역 또는 벌금 2,000달러(약 225만 원)를 내야 한다. 이 섬에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스톤 타운’이 있기에 각별히 환경 보호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르완다는 마트에 전담 경찰이 배치돼 아예 비닐봉지 사용을 철저히 감시하고 있다.

케냐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규제를 하는 나라이다. 케냐는 해마다 평균 1억 장의 비닐을 사용했는데, 케냐 전체 인구가 약 5천만 명임을 고려할 때 비닐 사용량이 2배에 이른다. 수도인 나이로비 근교에 고로고초라는 지역이 있다. 이 이름은 스와힐리어로 ‘쓰레기’라는 뜻이다. 매일 100여 대의 트럭이 비닐봉지 등 각종 쓰레기를 싣고 와서 이 지역에 버린다. 그렇기에 연일 악취가 끊이질 않는다.

NZ도 7월 1일 전면 실시…바람직한 조치

그런데 놀라운 일이 있다. 이 지역민들은 남녀노소할 것 없이 쓰레기차가 오면 쌍수를 들고 대환영을 한다. 왜 그럴까. 그들은 쓰레기 더미에서 생활 도구를 찾고 먹을 음식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더 놀라운 사실은 무려 120만 명이 고로고초에서 생활한다는 점이다. 정부 차원에서 고로고초를 없애기로 했는데, 이들은 오히려 고로고초의 존속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동안 케냐는 쓰레기가 도처에 널려 있다 보니 쓰레기 국가를 방불케 했다. 심지어 염소, 젖소 등 초식동물, 해양생물조차 비닐봉지를 먹는 현상이 비일비재했다. 비닐봉지를 먹이로 착각하기 때문이다. 무분별한 비닐봉지 사용이 낳은 폐해다.

2017년 8월에 케냐는 탈(脫) 비닐봉지를 선언했다. 비닐봉지 사용을 더 방치하다가는 나라 전체가 쓰레기 국가로 전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가의 존립에도 위해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비닐봉지를 사용, 생산, 판매를 하면 4년 징역형에 최대 38,000달러(약 4,260만 원) 벌금형을 적용하기로 했다. 케냐의 일 인당 국민소득이 820달러(2018년 3월 기준)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벌금은 천문학적 액수이다.

케냐를 여행하는 외국인 여행객들이 증가 추세다. 한 여행객은 케냐의 비닐봉지 규제에 대한 사실을 까마득히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여행에 필요한 여러 가지 용품을 비닐로 포장했다. 케냐 공항에서 입국심사를 받게 되었다. 짐을 검색하던 직원이 비닐봉지를 발견하고 케냐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그 여행객은 비닐봉지가 없으면 대단히 불편하므로 비닐봉지 사용을 간  청했다. 여러 번의 끈질긴 간청을 했지만 직원은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공항에서 압수당했다.

올해 7월 1일부터 뉴질랜드에서도 비닐봉지를 줄 수 없게 돼 있다. 쓰레기 봉지 등 특별한 경우를 빼고는 영리는 물론 비영리 단체에서도 비닐봉지를 줄 수 없다. 참으로 바람직한 조치다. 비닐봉지를 규제하는 것은 생태계를 보존하고 미래의 자원 확보 등 다양한 측면에서 세계적인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박춘태
전 북경화쟈대학교 기업경영대학 학장
크라이스트처치 교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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