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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일본의 극우 세력들 다시 한 번 패전이란 쓴 맛을 보게 될 것
“역사를 망각한 민족은 멸망할 수밖에 없다”는 말 잊지 말아야


중학교에 들어가서 처음으로 영어를 배웠다. 그때 동래고보를 나오고 민족적 색채를 지니신 영어 선생님이 계셨다. 그 선생님은 일본 선생을 골탕 먹인 이야기며 반일운동을 하셨던 이야기를 자주 들려주셨다.

저놈이 분명 조선사람인데 일본사람처럼 일본말을 잘해서 일본인 행세를 하는 사람을 골려 주는 방법이 있단다. 밤에 같이 길을 가다가 ‘나막신’을 벗어서 뒤통수를 한 방 쳐서 “아얏”하고 비명을 지르면 “뭐 니놈이 일본사람이라고”하고 면박을 먹이면 미안해서 어쩔 줄을 모른다고 했다.

일본의 패전으로 우리는 생각지도 못한 해방을 맞았다. 미군정과 한국전쟁으로 불리는 6.25를 겪으며 친일 청산이라는 민족적 과제를 완수하지 못하고 일흔 해를 훌쩍 넘겼다. 첫 단추를 잘못 끼게 되면 끝까지 그 첫 단추가 말썽을 부리게 된다.

한일 관계는 ‘언제나 멀고도 가까운 사이’ 또는 ‘가까이할 수도 멀리할 수도 없는 관계’ 라고 말할 수 있다. 서로 인접해 있는 나라여서 역사적으로 서로 교섭을 주고받으며 지내 왔고 부정적인 측면이 많았다. 임진왜란부터 국권침탈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일본이란 나라에 대해서 좋은 감정을 가질 수 없었다. 우리가 받은 상처가 말로 할 수 없을 만큼 크기 때문이다.

남한 단독정부가 수립되면서 민족 자주 세력들이 국가 권력에서 배제되고 대신에 일본에 부역했던 친일 성향의 사람들이 대거 정부 요직에 중용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어찌 민족 반역자들을 처단할 수 있는 일이 가능하겠는가?

이렇게 일흔 해를 넘기면서 친일의 문제는 많이 무뎌지고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그러다가 지난번 일본과 합의했던 ‘위안부’ 문제 그리고 일본과의 무역 분쟁으로 다시 ‘친일’의 문제가 관심의 무대 위에 올려졌다.

지금 이슈가 되고 있는 ‘무역 분쟁’은 사람에 따라 시각의 차이가 있다. 일본은 패전국이다. 히로시마,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으로 백기 항복을 했고 다시는 ‘전쟁을 하지 않는 나라가 되겠다’는 국가 신념이 일본 헌법 제 9조에 명시되어 있다.

아베 정권은 다시 개헌을 해서 일본을 재무장해 군국주의로 회귀하겠다는 야심을 가진 극우 정권이다. 이번의 무역 분쟁도 징용 배상에 대한 한국 법원의 판결에 대해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위안부 문제, 강제 노역의 문제는 일본의 전쟁에 동원된 조선인들에게 국가 폭력으로 희생을 강요한 가해자 일본에 적절한 보상 또는 사죄하라는 것이 이들 문제의 본질이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늘 과거사 문제에 있어서 굴욕적 자세를 견지해왔다. 군사 혁명으로 권력을 쥔 군부 세력에 의해서 맺어진 ‘한일협정(1965)’도 3억 달러라는 보상금을 받고서 일본에 면죄부를 쥐여 준 ‘매국협정’이다.

최근에 벌어진 위안부 합의도 결국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뜻과는 거리가 먼 합의였다는 것으로 판명이 나고 무용지물이 되었다. 떳떳한 주권 국가로서 우리가 일본이란 나라에 굴욕적인 저자세를 보인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다. 대한민국의 기득권 세력들이 이런 친일 문제에서 자유롭다고 하면 이런 굴욕적인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한일 사이에 있는 이런 민감한 문제에 대하여 냉철한 입장에서 사태를 주시하면서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하겠지만 단지 좁은 민족주의 견해나 국수적인 아전인수격의 해석은 삼가야 한다.

이번의 무역 분쟁을 사람들은 경제전쟁이라 부르고 있다. 소리 없는 총성으로 전쟁을 걸어오는 일본의 극우 세력들은 다시 한번 패전이란 쓴맛을 보게 될 것이다. 이미 후쿠시마에는 핵 재앙이 진행 중이다. 원폭 투하란 재앙을 경험한 지가 겨우 칠십 년밖에 되지 않았다. 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는 일본의 권력자들을 보면서 일본사람들이 참 불쌍하게 여겨진다.

“역사를 망각한 민족은 멸망할 수밖에 없다”고 누가 말했던가?


구춘수_시인

◼︎외부 필자의 글은 뉴질랜드타임즈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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