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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뉴질랜드의 다양성과 포용성

이민 1.5세대, 뉴질랜드 다양성 포용에 가장 큰 역할 할 수 있어
다양성 포용 막는 가장 큰 걸림돌은 무의식적 편견, 마음 닫게 해

90년대 초, 이민 첫해 사회 시간에 배운 토픽 중 ‘이주와 이민’에 대한 내용이 있었다. 그때만 해도 뉴질랜드는 ‘이중 문화 사회’로 분류되어 있었다.

사회 선생님은 미국과 같은 ‘다문화 사회’도 있는데, 뉴질랜드도 앞으로 10년, 20년 안에 다문화 사회가 될 전망이라고 하셨다. 그때 우리 반에는 24명 중 4명이 이민자 학생으로 비율이 매우 높은 편이었다.

선생님은 그 4명의 학생을 생각해 주셨던 것인지 동화와 통합의 다른 점을 설명해 주시면서 뉴질랜드 사회가 이민자들에게 동화를 요구한다면 진정한 다문화 사회를 만들어 낼 수 없을 것이라고 하셨다.

파케하 문화에 동화된 이민자 학생들이 더 쉽게 친구를 사귀고, 학교 안에서 인정을 받았던 것을 생각해보면 소속감이 중요한 십 대들 뿐만 아니라 사회 안에서 통합보다 동화가 더 쉬운 선택이 아니었던가 싶다.

학창 시절, 많은 1.5세대가 그렇듯이 정체성 확립은 나에게 큰 숙제였다. 자신 있게 한국 사람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한국적이지 않은 부분이 많았다. 그리고 이곳 문화와 생활이 편안하고 익숙해서 내 것처럼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지만 나는 이주민일 뿐, 키위는 더더욱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사회 선생님 말씀대로 오늘의 오클랜드는 다문화 사회로서의 모습을 갖추었고, 지금은 동화나 통합이라는 단어보다는 ‘다양성과 포용성’이 더 많이 언급되고 있다. 그만큼 이곳이 세계화가 되어가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얼마 전 뉴욕대학에서 ‘글로벌 포용성과 전략적 혁신’ 부서의 부회장직을 맡은 리사 콜먼 박사의 발표를 들었다. 이 부서에서는 조사와 연구를 통해 대학 내 다양성을 늘리고, 학생, 교수진, 관계자들 사이에서 다양함이 포용되도록 여러 가지 이벤트와 교육 프로그램, 전략 등을 기획, 실행하고 있다.

2015년 미국 내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다양성을 포용한 기업이 그렇지 못한 기업보다 월등히 실적이 높다. 성별 다양성 포용의 경우 15%, 인종 다양성 포용의 경우 35%나 더 높은 실적을 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콜먼 박사는 이러한 시너지 효과는 기업뿐만 아니라 대학 내 연구팀, 개발팀에서도 똑같이 적용되는 결과라고 했다.

그렇다면 세계화, 글로벌 인재 양성을 외치는 우리는 얼마나 현지 다문화 사회의 일원으로 발맞춰 나아가고 있나? 얼마 전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일어난 모스크 테러 사건은 포용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뉴질랜드의 다양성 포용에 가장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이민 1.5세대라고 생각한다. 이미 두 문화권을 배경으로 생활해 본 우리가 좀 더 열린 생각을 가지고 지역 사회 안에서 더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을 포용하며 살아간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두 문화권 안에서 배우고 습득한 경험으로 1세대와 2세대 사이에서 한국과 뉴질랜드 문화를 전수하고 전달하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한다면….

다양성의 포용을 막는 가장 큰 걸림돌은 무의식적 편견이다. 한 사람 혹은 소수를 통해 느낀 것을 그와 같은 부류의 모두에게 적용하는 것으로 무의식중에 마음을 닫게 만든다.

이것을 없애려면 숲에 들어가 나무 한 그루, 한 그루를 살펴보듯이 내 주위의 사람, 한 사람, 한 사람을 알아가야 할 것이다. 학교뿐만 아니라 가정, 일터, 여러 단체 안에서도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혹시 이민 1세대인 부모님과 2세대인 자녀들에게 내가 가지고 있는 무의식적 편견을 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동화와 통합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던 나의 정체성 확립에 중요한 열쇠를 주셨던 사회 선생님을 생각하며, 나도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 그래서 그들이 자신 있게 지역의 다양성을 늘리고 그것을 포용함으로써 진정한 세계화를 여는 열쇠가 되기를 소망한다.

김민정_한인 1.5세대 교사(크리스틴 스쿨)

◼︎외부 필자의 글은 뉴질랜드타임즈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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