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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득의 사진 더하기 여행] 예쁘지만 자존심 강한 여인 같은 타라나키 산

박현득의 사진 더하기 여행(18)

타라나키 산과 뉴플리머스(Mt. Taranaki & New Plymouth)

뉴질랜드 북섬 서쪽 해안도시 뉴플리머스에는 예쁘게 생긴 타라나키 산(Mt. Taranaki)이 있다.

영국의 에그몬트 백작 이름을 따서 에그몬트 산으로도 불리우는 이 산은 12만 년 전에 생겨났으며, 용암 분출로 만들어졌다. 대칭형의 원추 모양을 한 이 산은 한때 그 높이가 2,700미터였지만 엄청난 폭발로 윗부분이 없어졌고, 잦은 폭발과 서쪽 해안의 높은 강수량으로 인한 침식 작용으로 2,518미터로 낮아졌다고 한다.

후지산과 비슷 ‘라스트 사무라이’ 촬영해

17세기 말 이후로는 활동하지 않는 휴화산인데, 화산 전문가들은 이 타라나키 산이 언제라도 다시 폭발할 수 있다고 말한다. 주 분화구에서 남쪽으로 1.5 ㎞ 떨어진 곳에는 본체가 형성된 후에 분출한 기생화산(寄生火山)으로, 보조 원추 화산인 판담스 봉(1,966m)이 있다. 일기가 일정치 않으며 고지대 경사가 급하고 험준하여 예기치 않은 사고가 나기 쉽다. 몇 년 전엔 두 명의 등산가가 갑작스러운 기상 악화로 조난한 일도 있었다.

이 산은 해변 근처 벌판에 홀로 불쑥 솟아 있어 생긴 모양으로 보면 일본의 후지 산과 비슷하여 뉴플리머스와 함께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 촬영지이기도 하다. 산정상으로부터 반지름 10㎞ 이내는 에그몬트 국립 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자존심 강한 여인 유혹하는 것만큼이나

산의 높이로 보면 백두산(2,750m)보다 조금 낮지만, 정상에는 거의 연중 눈이 덮여있고 주변엔 목장이 펼쳐져 있어 한껏 목가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물론 산 하면 히말라야나 알프스, 남섬의 마운트 쿡 등이 그 장엄함을 자랑할 것이고, 아름답기로 하면 금강산을 포함한 한국과 중국의 명산들이 최고이겠지만, 커다란 해변 도시의 뒷산이 이 정도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래서 나는 이 산을 예쁜 산이라 칭한다.

그렇지만 한 산악인의 의견은 다르다. “보기에는 예쁘지만 올라가기에는 정말 험한 산입니다. 특히 꽁꽁 얼어 있는 겨울 산은 콧대 세고 자존심 강한 여인을 유혹하는 것만큼이나 힘들지요.” “역시 그렇군요. 상상이 갑니다. 예쁜 만큼 그 대가를 요구하겠네요”

타라나키 산 탐방은 이번이 네 번째지만, 나는 왼쪽 무릎 고장으로 정상 등정은 불가능하여 기껏해야 한두 시간짜리 트램핑으로 여기저기 주변만 맴돌다 온다. 그래도 이 산은 매우 좋다. 더구나 맑은 날엔 주변에 크고 작은 산이 없고 나지막한 구릉과 벌판뿐이라 중턱만 올라가도 시야가 탁 트이고 답답하던 마음이 후련해져서 참 좋다.

특히 이런 날엔 260km나 떨어져 있는 통가리로(Tongariro) 국립 공원도 보이는데, 오른쪽이 해발 2,797m인 루아페후  산(Mt. Ruapehu), 가운데 삿갓 같은 것이 해발 2,287m인 응가우루호에 산(Mt. Ngauruhoe), 왼쪽이 통가리로 산(Mt. Tongariro)이다. 타우랑가에서 왔다는 한 여행객은 오늘이 아주 럭키(Lucky)한 날이라며 기뻐한다.

120km 떨어진 곳에서도 그 예쁜 모습 보여

이래저래 2박 3일간의 타라나키 산 탐방은 정말 황홀했다. 3번 도로를 따라 돌아오며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되는데 이러는 날 보고 수잔이 “저 산이 그리도 좋나? 백미러에 구멍 뚫어지겠네”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세 자매(3 sisters) 바위로 이름난 통가포루투를 지나 해안 도로가 끝나는 모카우 모퉁이를 지날 때까지 자그마치 120km나 떨어진 곳인데도 고갯마루를 돌 때마다 설산 타라나키의 예쁜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뉴플리머스에는 시내의 푸케쿠라(Pukekura) 공원, 코스탈워크웨이(Coastal walk way), 레와레와 다리(Rewa Rewa Bridge)가 있고 타라나키 산을 중심으로 본다면 산 정상을 비롯하여 포우아키 연못(Pouaki Pond), 북 에그몬트 방문객 센터(North Egmont Visitor Centre), 뉴플리머스 항구의 파리투투 바위(Paritutu Rock), 망가마호에 호수(Lake Mangamahoe), 다손 폭포(Daw son Falls), 에그몬트 등대 등 아름다운 곳이 많다.

<다음 호에 계속>

박현득_사진작가 겸 여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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