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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한국어와 한글

세상에는 7천 언어 존재, 1/3은 사용자 1000명 미만
한글 창제의 고유함과 유일함은 자랑스러운 문화유산


이 세상에는 약 7,000개의 현용 언어가 존재한다. 그중 약 3,900개의 언어가 고유한 문자를 소유하고 있다. 2,000개 정도의 언어는 사용자의 수가 1,000명 미만이다. 세계 인구의 반 이상이 널리 사용하는 언어의 수는 25개 정도뿐이다. 한국어와 한글은 이 25개 언어 중의 하나일까, 아닐까?

학자들은 언어를 살아있는 것으로 정의 내린다. 시대에 따라 바뀌며 새로운 단어와 표현이 생기고, 없어지는 것들도 있으며 사용하지 않으면 사라져 버린다.

언어는 단지 의사소통을 위해서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의식, 전통, 문화, 철학, 지식, 얼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한 언어의 죽음은 한 문화가 사라지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일제 강점기에 한국어 사용을 금지함으로써 한국 문화를 없애는 것이 성공했다면 그만큼 효과적인 방법은 없었으리라 생각한다.

이러한 위협에도 불구하고 한국어와 한글을 지켜낸 한민족의 의지 덕분에 우리는 고유의 언어와 문자를 가진 문화 강대국으로 다른 문화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특히 한글 창제의 고유함과 유일함은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다.

첨단 기술이 급속도로 발달하는 오늘날 구글 번역기가 나왔을 때의 놀라움은 이미 지난 날의 것이 되어버렸다. 훨씬 더 간편하고, 정확한 번역기가 나와 모국어로 말을 하면 바로 20여 개국 언어로 번역해 주는 번역기가 이미 시판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확도도 높고 음성 지원이 되어 여행할 때 매우 유용하다고 한다.

이러한 발명품의 등장에 어느 한 편에서는 곧 외국어 공부를 안 해도 될 날이 올 것이라 한다. 정말 그럴까?

한 언어를 습득하고 사용한다는 것은 단지 번역기에 의존할 수 있는 것을 넘어선다고 믿는다.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마음마저 알 때 진정한 소통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뉴질랜드의 제2 국어 교육은 이러한 점을 고려해 언어 자체뿐만 아니라 그 문화와 전통에 대한 이해를 돕는 단원이 꼭 포함되어 있다.

단지 재미로 알아보고, 쉬어가는 단원이 아닌, 진정한 언어 습득의 한 과정이다. 이러한 부분이 어떤 첨단 기술로도 담아낼 수 없는, 사람이 습득해야하는 부분이라고 본다.

한국어와 한글을 알고 사용하는데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제2 국어보다는 쉽게, 거저 얻어지는 모국어라 하여 사용을 하고 있지만, 나는 그 언어로 전해 내려오고 있는 전통과 문화, 정신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가? 이곳에서 태어난 2세, 3세들에게는 우리의 문화와 얼을 전수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뉴질랜드의 한인 이민 역사가 비교적 짧아서 아직은 1세대가 많은 덕이기도 하지만, 얻고자 하면 한국의 문화와 정신에 대해 알 기회가 비교적 많은 환경이다.

한민족학교, 한국학교, 한국교육원 같은 기관과 한인회 행사 등을 통해 한국 문화를 접하고 배울 기회가 제공되고 있다. 시간을 내어 이런 배움의 기회를 얻고자 하는 노력은 언젠가 아이들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는 것을 안다.

또한, 지식 습득을 목적으로 실화(논픽션) 위주로 읽는 것이 아닌, 한국 문학도 접할 기회를 열심히 마련하기를 바란다. 한국인의 생각과 마음, 한국의 정신과 정서를 이해하는데 문학이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한국어와 한글이 25위 언어 안에 머물도록 하는 것은 우리에게 달린 일이라고 생각한다.



김민정_한인 1.5세대 교사(크리스틴 스쿨)

◼︎외부 필자의 글은 뉴질랜드타임즈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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