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NZ라이프 여행 삼대(三代)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오메가 만나

[박현득의 사진 더하기 여행] 삼대(三代)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오메가 만나

박현득의 사진 더하기 여행(21)

황가레이(Whangarei) 1_와이푸 번개출사

어제까지만 해도 오늘은 온종일 비바람이 몰아칠 것으로 예보되었는데 아침에 일어나 인터넷을 열어보니 태즈먼해에서 몰려오던 뭉텅이 비구름이 육지로 상륙하면서 조각조각 부서져 여우 시집가는 날씨로 바뀌었고 뒤따라오던 짙은 비구름 대는 토요일로 밀렸다. 오늘은 바람이 좀 있지만 비는 간간이 오락가락한단다.

“수잔, 미안. 상황이 변했네. 오늘이오.”

“안 돼요. 다음 주에 간다고 해서 약속을 다 조정해 놨어요. 다음 주에 가요.”

“오늘 갔다가 내일 돌아오면 돼요. 날씨가 바뀌었다고요. 플리즈.”

“어이구~ 내가 이겨본 일이 없지, 알았어요. 그런데 이번엔 또 어디로?”

“와이푸.”

“와이프? 나 여기 있는데.”

“응? 어, 그 와이프 말고 와.이.푸. 지금 그럴 시간 없어요.”

“준비할 시간은 줘야지. 걍 막무가내요?”

“알겠어요. 여기서 두 시간 반이면 갈 수 있는 곳이니까 천천히 준비해봐요.”

브린더윈 힐은 ‘북섬의 추풍령고개’

밥솥에 밥부터 안친다. 급할 때는 역시 미역국이다. 만만한 게 이거다. 태어나자마자 먹은 엄마 젖 속에 그 미역국이 있었으니 우린 언제나 미역국이 싫었던 적이 없다. 오늘 아침 식단은 해오던 대로 헨더표 건강식이다.

토마토, 당근, 양배추, 브로콜리는 살짝 데치고 바나나, 키위, 사과는 생으로 함께 갈아서 먹는다. 후다닥 하는 준비는 의외로 재미있다. 차에는 히터, 음식 보관용 박스, 비상용 블루스타와 코펠 세트 등, 가방에는 카메라 노트북, 하드 등을 챙긴다. 두어 시간이면 출발 준비 완료. 10시 반이면 부르릉한다.

오늘의 일정은 피로아(Piroa) 폭포, 와이푸 동굴을 거쳐 와이푸 비치 홀리데이 파크에서 자고 내일 아침 일출 장면을 찍는다. 여행 이유는 이미 여러 차례 다녀온 곳이긴 하지만 방문기를 쓰려면 최근 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웰스포드를 지나 브린더윈(Brynderwyn) 삼거리에서 다가빌리로 가는 12번을 떼어내 주고 나면 가파르고 꼬불꼬불한 오르막이 시작된다. 우리가 ‘북섬의 추풍령고개’라 부르는 브린더윈 힐(Brynderwyn Hill)이다.

이 길은 좁고 꼬불꼬불하여 조심 운전해야 한다. 고개 위에 오르면 황가레이 하버와 벌판이 한눈에 펼쳐진다. 고개 넘어 첫 번째 마을이 아름다운 해변을 끼고 있는 와이푸이다.

피로아 폭포, 와이푸에서 20분 거리

고개를 넘으면 중간쯤에 와이프 전망대(Waipu Scenic Lookout)를 만나게 되는데 잠시 쉬었다 가기에 좋은 곳이다. 와이푸에서 20분이면 가는 피로아 폭포는 참 예쁘게도 생겼다. 많은 사람이 구경 온 흔적이 있고 와이푸 협곡(Waipu Gorge)의 중간쯤에 위치한다. 아직은 우기라서인지 수량도 제법 풍부하다.

거기서 준비해간 점심을 먹었다. Doctor Hill Rd.에서 Gorge Rd.로 들어서는데 비포장도로의 흙 색깔이 황토색으로 바뀐다. 길 하나 사이를 두고 지층이 다른가 보다. 다음 행선지는 와이푸 반딧불 동굴(Waipu Worm Caves). 한국의 반딧불과는 많이 다른,  빛을 내는 작은 지렁이(?) 정도로 보면 될 것이다.

얘들이 해질 무렵이면 쭉 내려와서 하루살이 같은 곤충을 잡아먹는다고 한다. 무료 탐사이며 사진 촬영이 허용된다. 오늘의 휴식처인 캠프 와이푸 코브(Camp Waipu Cove)에 체크인했다.(가격은 $36/2명+$5wifi). 캠퍼 밴에서 열 발짝이면 바로 바닷가다.

여름 성수기 때는 빈자리가 없을 것 같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으나 친절하고 매우 정갈하게 정리되어 있다. 비 바람 구름 햇빛이 번갈아 가며 나타나는 고약한 날씨라 핑곗김에 일찌감치 캠프장에서 쉬기로 한다.

바위섬 세일 록 예쁘게 자리 잡아

새벽 4시에 잠이 깨어 예정에 없던 은하수도 담았다. 잔잔한 바다 저 너머 어슴푸레 동이 터온다. 뭉게구름 사이로 노을이 비쳐오더니 보름달처럼 생긴 둥그런 태양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오호 이런 횡재가!!!’

삼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오메가를 만나 정신없이 셔터를 눌러댔다. 말로 표현이 어려운 희열을 맛보는 순간이다. 수평선 끝에는 타랑가 섬(Taranga Island)과 그 옆에 조그마한 바위섬 세일 록(Sail Rock)이 예쁘게 자리하고 있다. 6 월이면 태양이 그쪽에서 뜰 것이다.

<다음 호에 계속>

박현득_사진작가 겸 여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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