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NZ교민뉴스 교민뉴스 “팔도(八道)에 오시면 한식 탐험을 제대로 할 수 있어요”

“팔도(八道)에 오시면 한식 탐험을 제대로 할 수 있어요”

인터뷰_ 팔도 한식 뷔페 류정권 사장

‘어머니의 손맛’ 지키기 위해 노력・・・최근 타카푸나점 열고 새 도약 꿈꿔

내가 어렸을 때 입학식을 하거나 졸업식을 하면 으레 중국집에 가서 자장면과 탕수육을 먹는 것이 하나의 코스였다. 그러다가 친구 한 놈이 “나는 뷔페에 갔다 왔다”고 자랑하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나도 뷔페에 갈 기회가 생겼다. 저녁 뷔페를 위해 아침부터 걸렀다. 처음 가본 뷔페는 그야말로 음식 천국이었다. 다시 오기는 힘들 것 같아 배가 불러도 계속 꾸역꾸역 입에 넣었다. 급기야 탈이 나서 어렵게 먹었던 음식을 다 토해내야 했던 기억이 난다.

여름이 성큼 와버려 긴 팔이 조금 덥게 느껴지던 지난주 금요일, 오클랜드 동쪽 보타니로 차를 몰았다. 한식 전문 뷔페식당 ‘팔도’를 운영하는 류정권 사장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그곳에 도착한 시간은 아침 10시,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유리문을 통해 보니 안에서는 음식 준비로 분주했다. 조금 뒤 건장한 체구의 청년이 들어왔다. 류정권 사장이다. 그가 입은 검은 색 반소매 티셔츠 왼쪽 가슴에는 ‘Paldo’라는 식당 로고가 박혀 있었다.

스물두 살에 설거지부터 시작해

먼저 팔도 한식 뷔페를 열게 된 계기를 물었다.

“2016년 5월에 보타니점을 시작했어요. 아버지가 운영하시던 겐기스칸 뉴린점에서 22살 때부터 접시를 닦았어요. 그러다가 매니저로 8년을 운영했지요.”

하지만 정권은 매니저로 근무하면서 다른 것에 도전하고 싶었다.

“제가 이탈리아 음식을 좋아하고 아버지께서도 예전에 이탈리아와 관련된 사업을 하셨어요. 그래서 이탈리아 식당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이탈리아 식당은 연지 1년 반 만에 문을 닫게 됐다.

“아직도 그때 사용했던 피자 화덕이 있어요. 그 시절 푸드 쇼(Food Show)에 출전해 피자로 상도 받고 했지요. 사실 매출이 좋지 않았어요. 보타니 지역이 중국 사람들이 많이 살기도 했지만, 근본 문제는 제가 너무 이탈리아 음식을 몰랐다는 점이었지요.”

그는 이탈리아 출신 쉐프랑 같이 일하다 보니 서로 추구하는 방향이 달라서 어려웠다고 했다.

“예를 들면 한국의 된장국도 종류가 다양하잖아요. 같은 된장으로도 여러 맛이 날 수 있는데 내가 이탈리아의 지역 특성을 모르면서 이탈리아 식당을 경영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거였어요. 한국 사람이 이탈리아 출신 쉐프한테 ‘나는 이런 맛이 좋겠어’라고 요구하는 것부터 의견 차이가 날 수밖에 없었지요.”

이탈리아 쉐프들은 “네가 꼬레아노(한국 사람)인데 도대체 이탈리아 음식에 대해 무엇을 알아”라고 정권에게 반박하기도 했다.

가장 잘 아는 음식인 한식으로 승부

그렇게 시행착오를 겪고 나서 정권은 자신이 가장 잘 아는 음식이 무엇인가를 생각했다. 당연히 ‘한식’이었다.

팔도 보타니점(298B Ti Rakau Drive, Burswood)는 중국 손님이 60%, 남태평양 섬 출신 사람들이나 마오리 손님이 20%이고 나머지가 키위와 한인 손님이다.

“아일랜더나 키위 손님이 많이 늘었어요. 그분들이 와서 한국 음식을 처음 먹었는데 아주 좋았다고 얘기들 해요. 종종 다음에는 친구와 같이 올 거라고 하고 가시는데 정말 같이 오세요.”

지금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지만, 처음에는 맛의 중심을 잡지 못해 고전했다.

“음식점이기 때문에 맛이 중요한데, 맛을 못 잡고 흔들렸어요. 어떤 분은 짜다고 하고, 어떤 분은 달다고 하세요. 한국 손님은 저염 음식을 좋아하고, 중국 손님은 약간 짜게 하는 것을 좋아하시고요.”

초반에 직원들과 함께 음식 맛의 중심을 잡는 데 석 달이 넘게 걸렸다.

“어떤 것을 기준점으로 잡을 것인가 했을 때, 제가 어렸을 때 먹었던 어머니가 해 주시던 맛으로 결정했어요.”

그는 최고의 요리비법인 ‘어머니의 손맛’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매장에서 한국 드라마를 상영하는데, 손님이 직원에게 ‘나도 저 드라마를 봤는데, 너도 봤느냐’고 물어보는 경우가 잦아졌어요. 뉴질랜드 여러 학교에서 요리 공부를 하고, 이제 요식업계에 자리 잡고 높은 위치에 있는 한국 요리사들이 많아졌어요. 비단 오클랜드뿐만 아니라 뉴질랜드 전역에서 한식에 다른 요소들을 접목하고 계세요.”

다른 식당과 비교해 팔도만이 가진 장점이 무엇인지 물었다.

“팔도는 정통 한식을 추구합니다. 퓨전 음식이 아니라 불고기는 불고기, 제육볶음이면 제육볶음, 한국 손님들뿐만 아니라 외국 손님들도 이 음식은 바로 한국 음식이라고 느낄 수 있게끔 한국의 맛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사발에 동동주 담아 주면 굉장히 신기해해

단품 음식을 파는 다른 한국 식당과 비교해 뷔페이기에 한국의 많은 음식을 맛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저도 중국 식당에 가서 중국 메뉴를 봤을 때 내가 먹어 봤던 거 말고 다른 것도 시키고 싶은데, 맛본 적이 없어 모험하기가 꺼려지듯이 중국 사람이나 남태평양 출신 사람들이 어떤 한국 식당에 갔을 때, 불고기만 알아서 불고기만 시키고 그 외의 음식들을 도전하기가 힘들지요. 하지만 팔도에 오면 한식에 대한 탐험, 한국 음식 문화에 대해 탐험을 할 수 있어요.

예를 들면 막걸리, 동동주를 사발에 주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신기해하고, ‘와 이렇게 먹는 거구나’하고 체험을 할 수 있는 거지요. 우리 회사 웹사이트에 ‘Explore your taste buds today’라고 쓰여 있듯이 이것저것 한식을 접할 수 있고, 자기 입맛에 맞는 한식을 알아가는 재미를 줄 수 있다는 점이 팔도의 자랑입니다”라고 정권은 힘주어 강조했다.

“통가 왕이 우리 식당에 오신 적이 있었어요. 입맛에 맞았는지 뉴질랜드를 방문할 때마다 저희 음식을 찾으십니다. 오클랜드에 있는 사택으로 배달을 하러 가요. 김치, 잡채, 미역국 등을 좋아하십니다. 매운 음식도 무척 좋아하시고요.”

타카푸나점, 직원도 같이 성장하는 곳으로

보타니에만 있던 팔도가 얼마 전 오클랜드 북쪽 타카푸나에 지점(7 Como Street, Takapuna)을 냈다.

정권은 “오클랜드 북쪽 지역에는 한국 식당이 많이 있어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식당도 있고요. 그렇지만 제대로 맛을 낸 한국 음식을 펼쳐 놓고 드실 수 있는 곳을 만들자. 다 하나씩 먹어 볼 수 있는 곳을 만들자는 팔도만의 정체성으로 도전해 보자는 취지에서 열었습니다.”

정권은 타카푸나점 오픈에 또 다른 의미가 있다고 했다.

“타카푸나점은 제 개인의 도전과 발전뿐만 아니라 함께 하는 직원들도 같이 성장할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직원들이 한국 식당에 갔을 때 먹고 싶은 것을 함께 연구하고 만들어서 서빙할 수 있는 곳, 손님들이 저희 팀의 새로운 메뉴를 맛보시면서 다시 오겠다고 말씀을 해주시는 곳이 팔도라는 식당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회사를 운영하는 경영자로서 어려움을 물었다.

“회사가 작을 때는 작아서 힘들었는데, 커지면서 힘들어진 점은 하루 24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하루 24시간 중 집에서 6시간 잠만 자고 매일 아침 시장에서 채소와 공산품을 사고 보타니점과 타카푸나점에 왔다 갔다 하는 생활을 하다 보니까 가족과 함께할 시간이 없어요. 요식업이다 보니, 공휴일에도 쉴 수가 없지요. 문득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회사의 모든 일에 관여하고 있었다. 정말 작은 일까지. 더 문제는 회의에 들어가서 그가 이야기하면 다 듣고만 있고, 직원이 어떤 의견을 내더라도 결국은 그의 의견대로 가고 있었다.

“제가 아무리 의견일 뿐이라고 말해도 지시가 되고 지침이 되더라고요. 회의는 서로 의견을 내고 조율해 가야 성장을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안 하고 있었어요.”

지금은 분야별로 권한을 부여했다. 요리사들이 원하는 메뉴를 만들어 보거나. 서로 문제가 있거나 발전시킬 일이 있다면 서로 대화를 통해 회사 시스템을 만들고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직원이 성공하는 것에 뿌듯해하는 회사’ 꿈꿔

요식업에 뛰어 들고 싶어하는 젊은 한인들에게 선배로서 조언을 부탁했다.

“요식업이 힘들다는 것은 요식업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다 압니다. 강인한 정신력과 체력이 바탕이 돼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요.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사업을 할지 안 할지를 결정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사업을 시장이 원하는 때에 시작할 수 있는 것인가의 가능성을 봐야 합니다.

또 살펴봐야 하는 게, 그 타이밍이 맞지 않아서 포기해야 할 때도 잠재적인 미래의 직원이나 미래의 동업자와 긴밀하게 접촉을 계속해서 유지할 필요가 있어요. 오늘 계획한 사업이 당장 이루어지지 않아도 좀 더 크고 확실한 무언가로 발전할 수 있도록 참아야죠. 하루하루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않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장으로서 회사의 성공을 이뤄가는 것뿐만 아니라, 직원들이 성공하는 것에 뿌듯해할 수 있는 회사 문화를 만드는 것이 정권의 꿈이다. 그리고 지금은 팔도라는 이름으로 한식 뷔페를 하고 있지만, 다양한 한국 음식을 선보일 수 있는 식당 브랜드로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주요 경력
2004 겐기스칸 바비큐 뉴린 입사
2005 겐기스칸 바비큐 뉴린 매니저
2006 겐기스칸 바비큐 보타니 매니저
2015 파시토 이탈리안 레스토랑 매니저
2016 팔도 한식 뷔페 보타니점 오픈
2019 팔도 한식 뷔페 타카푸나점 오픈


임채원_기자

저작권자 © ‘뉴질랜드 정통교민신문’ 뉴질랜드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Advertisement -

주간 신규 인기글

[시론] 인종 차별

정말 무섭고, 조심해야 하는 인종 차별은 지식인들의생각 깊이 박혀 있는 밖으로 쉽게 드러나지 않는 차별

뉴질랜드에서 추방된 사람, 43% 줄었다

2018년에 뉴질랜드에 추방된 사람은 약 3,000명이 추방됐으나, 작년에는 약 1,700명이 추방돼 43%가 줄었다. 감소한 수에는 이민부에 의해 자발적으로 출국한 사람도 포함되어 있는 데,...

오클랜드 초호화 주택 거래 활발

외국인 주택 취득 규제가 시행된 2018년 10월 이후 침체하였던 고가 주택의 거래가 작년 말부터 활기를 띠고 있다. 작년...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NZ 경제 위축 우려

소매업체 직원 업무 시간 단축 등 피해 최소화 노력 관광객 대상 소매상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신종 코로나) 감염에 대응하여...

[백프로 건강 칼럼] 녹색, 담낭 이상 의심해 봐야…하얀색, 담즙 부족일 수도

건강한 성인이라면 3일에 한 번씩은 대변을 본다. 대변은 다방면으로 건강을 나타내는 지표로도 쓰인다. 통상적으로 정상적인 변은 황갈색에서 흑갈색을 띠며 단단하지만 딱딱함이 느껴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