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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명균 칼럼] 세 가지 보물

[나명균 칼럼] 강, 그리고 사람들(7) Waikato River

“어머니들~ 설령 박자가 틀려도 괜찮으니 박자 맞추려 숨가빠 하지 마세요. 음이 안 올라가도 괜찮으니 고음을 내려 하지 마세요. 괜히 혈압이 올라 건강 해치실까 염려가 앞서요. 엇박자가 나도, 음이 서로 맞지 않아도 우리 귀에는 아름답게 들릴 수 있습니다.”

11월의 마지막 월요일 밤, 나는 오클랜드 한인사회의 보물들을 만나고 왔다. 무지개 시니어 중창단과 남십자성예술단의 합동 무대가 브루스 메이슨 센터에서 있었다. 70~80대의 어머니들과 손주뻘 어린이들이 함께 꾸민 잔치는 큰 감동을 주었다.

한인사회의 보물들은 고국에 대한 향수를 물씬 짜내어 주었고, 또한 미래의 한국의 발랄함을 듬뿍 선사했다. 오늘 글은 와이카토강과 함께 하는 몇 가지 귀중한 보물들을 만나러 떠난다.

마오리에게는 전설이 많다?

마오리 역사에는 수많은 전설이 남아 있다. 오늘날의 시각으로 보면, 그 전설들은 허무맹랑하게도 보이지만, 마오리들이 가진 정신세계와 영적인 민감성으로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도 있다.

타우포 지역에 전해 내려오는 전설 하나.

먼 옛날 태평양 한가운데서 출발한 한 무리가 베이 오브 플렌티(Bay of Plenty)의 마타타(Matata)에 상륙하여 타우포 동쪽에 이르렀다. 그들을 이끌던 응아토리이랑이(Ngatoroirangi)가 루아페후 정상을 향해 올랐는데, 너무나 사납고도 추운 날씨에 거의 죽을 지경에 이르렀다.

그는 고향 땅 자매들(Kuiwai, Haungaroa)을 향해 “나를 도와줘. 너무 추워 꼼짝 못하고 있어. 나에게 불을 보내줘!” 큰소리로 외쳤단다. 그 소리를 들은 자매들은 급히 두 불을 보냈다. 두 불은 태평양의 깊은 바다를 가르며 때로는 방향을 찾기 위해 물 위로 솟아오르며 뜨거운 수증기를 내뿜기도 하는 가운데 루아페후에 도착해 형제들을 구했다는 이야기이다.

이 전설을 그냥 전설로 듣고 넘기기에는 참으로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있다. 태평양판과 인도 호주판이 만나는, 지질학에서 말하는 판구조론의 해저산맥이 그것이다.

지열발전소

타우포 화산지대는 태평양을 향하여 거의 일직선을 이룬다. 이 선은 단순한 선이 아니다. 뉴질랜드 동쪽 태평양 바닷속 지형은 마치 기차 레일처럼 두 줄기로 평행을 이루면서 길게 해저산맥을 이루고 있다.

코로만델 서쪽 해안에 콜빌(Colville)이라는 작은 마을이 있다. 이 이름과 같은 해저산맥이 태평양을 길게 가로질러 피지에까지 이르고, 또 한 줄기는 화이트 아일랜드(White Island)에서 계속 진행해 통아를 거쳐 사모아까지 이어진다.

이 선은 흔히 ‘불의 선’, ‘불의 고리’라고 부른다. 크고 작은 수 많은 해저 화산이 질서를 이룬다. 로토루아에 살 때, 한국에서 사는 지인들은 가끔 내게 이런 질문을 했다. “그 위험한 곳에서 불안해서 어떻게 사느냐?”고 말이다.

이 화산활동을 통해 위험 요소도 있을 수 있지만, 이로 인해 유익을 얻는 것도 많다. 그중 하나가 타우포 인근의 지열발전소다. 타우포에는 와이라케이(Wairakei)와 오하아키(Ohaaki) 두 곳의 지열발전소가 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세워진 뉴질랜드의 보물이다.

숲과 목장

와이카토강 지역의 농장과 숲은 뉴질랜드 경제의 시발점이라 할 수 있다. 초기 유럽인들은 어려운 시기를 거쳐 1950년대 들어서며 활성화되기 시작해 곳곳에 제재소와 펄프 공장을 세웠다.

1952년에 카웨라우에 건설된 타스만 펄프 제지회사는 한때 2천 명의 직원이 일하는 세계 최대의 신문, 잡지용 펄프를 생산해내기도 했다. 카잉아로아 빌리지, 토코로아, 로토루아 등지에는 대형 제재소들이 들어섰고, 이 목재들을 해외로 실어 나르기 위해 타우랑아에 항구가 건설되기도 했다. 오늘날 인터넷의 발달, 플라스틱의 범람과 철강재의 대량 생산 등으로 뉴질랜드의 임업은 크나큰 위기에 봉착해 있지만, 아직도 이 보물은 귀하게 보인다.

뉴질랜드는 전 국토의 60% 정도가 초지로 조성되어 있다. 소나 양이 없었던 뉴질랜드 땅을 일구어낸 사람들은 유럽인들이다. 그들은 정말 억척스럽게 초지를 개간해 목장과 농지를 만들어 놓았다. 소와 양을 들여와 기르기 시작했고, 감자 등의 채소를 재배했다.

유럽인들은 뉴질랜드 원주민들에게 농업경진대회(?) 같은 방법으로 농작물 재배 기술에 따른 흥미를 주어 그 결과로 원주민들도 식량을 자급자족하게 했다. 그뿐만 아니라 뉴질랜드 땅에서 재배한 농산물들을 호주나 유럽으로 수출했다. 목재 외에 첫 수출 품목은 이처럼 감자를 비롯한 농작물이었다.

마오리들이 태평양에서 가지고 온 고구마(마오리 말로 kumara)는 추위에 약해 보관하기가 어려웠다. 반면에 감자는 추위에도 강하고 얼거나 썩어도 식자재로 사용할 수 있었기에 뉴질랜드에 사는 유럽인들이나 마오리, 그 뒤 도착한 여러 민족에게도 참으로 귀한 보물인 것이 틀림없다.

뉴질랜드 인구보다 더 많은 소와 양

최근 한국발 뉴스 하나에 웃음이 나온다. 몽골에서 쇠똥구리 200마리를 5천만 원에 수입한다는 이야기이다. 사람들은 도대체 쇠똥구리가 뭐라고 그 많은 세금으로 데려와야 하느냐고 비판하는 모습에 웃고, 또 어릴 적에 들에서 쇠똥구리를 주워 반들반들한 방바닥에 놓고 놀던 그런 유년 시절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호주의 소고기도 바로 쇠똥구리의 덕분이다. 소가 없었던 호주에서 소를 기르며 생긴 가장 큰 문제는 쇠똥으로 인한 파리와 기생충의 급격한 증가였다. 그 문제를 해결해 준 것이 바로 아프리카에서 들여온 쇠똥구리였다.

쇠똥구리는 가축의 똥을 분해해 생태계의 순환을 돕고, 온실가스를 줄이는데 일등 공신의 역할을 한 것이다. 이 작은 보물이 뉴질랜드의 축산업을 발달시켰고 냉동선의 발달로 인해 뉴질랜드는 1960년에 이르러 최고의 황금기를 누리게 된다.

나명균_조은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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