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NZ칼럼 예술・문화 “시간 앞에 서글프지 않은 것은 없다”

[김영안 칼럼] “시간 앞에 서글프지 않은 것은 없다”

김 교수의 책따라 생각따라(18)

요즘은 예술을 알아야 교양인 대접을 받는다. 그 예술의 중심에는 서양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그림, 음악, 문학 등 대부분 영역에서 동양의 것 보다는 서양의 것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미술 역시 서양미술이 동양미술보다 더 대접받고, 음악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교양인이라고 해도 뭐가 아름다운 것인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뭔지 모르고 사는 사람이 너무 많다. 그리고 좋은 것을 보고도 왜 좋은 지 느끼지 못하고 있다.

예술의 일상화란 거창하지 않다. 매일 먹는 그릇을 더 아름다운 것으로 놓고, 들리는 음악을 자신의 선택으로 채우는 것이다.

저자 윤광준은 딜레탕트(dilettante)란 좋게 말하면 예술 애호가지만, 나쁘게 말하면 예술에 관심은 많지만, 많이 알지는 못하는, 어떤 분야를 깊이 있게 탐구하지 않고 피상적으로 하는 사람을 말한다고 했다. 딜레탕트의 어원은 이탈리아어 ‘딜레타레(dilettare)로 ‘기쁘게 하다’라는 뜻이다. 기쁨은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찾는 것이다.

그는 예술의 여러 분야에 대해 심미안을 가지는 방법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예술과 기술의 통합이 곧 건축이다”라고 독일 바우하우스의 창시자인 발터 그로피우스는 말했다. 건물 그 자체도 예술이지만 인테리어도 공간의 유기적 흐름을 끊지 않는 작은 선택의 조합이다. 이 또한 하나의 예술 분야로 건축과 조화를 이룬다.

어떤 예술 작품도 “이 정도면 됐다”가 아니라 “이 정도가 아니면 안 된다”를 보여주어야 한다.

미술은 재현하는 예술이고, 음악이 사라지는 예술이라면, 사진은 시간을 가두는 예술이다. 사진은 단 한 번뿐인 공간과 시간의 동조(同調)를 우연처럼 보여준다. 남들이 보지 않는 것을 찍는 일, 남들이 본 것을 다르게 찍는 일, 다르게 찍은 것으로 특별하게 보여주는 일. 사진은 쉬운 만큼 갈증이 크고, 차별화도 어려운 예술이다.

사진에 대한 심미안에 대해 최고의 사진작가인 브레송은 이렇게 말했다. “평생 삶의 결정적인 순간을 찍으려 발버둥 쳤으나 삶의 모든 순간이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디자인 역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예술이다. 디자인은 ‘사물의 진화’이고, 또 하나는 ‘일상의 의미화’이다. ‘다르게 느껴진다’라는 말에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새로운 구도나 형식을 보여준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색다른 감정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아름다움은 세월을 이기는 힘이다. 오늘 거절당했더라도, 내일 반겨질 수 있는 가능성이다. 아름다움에는 동양적인 것과 서양적인 것에 우열은 없다. 각 나름대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회화(繪畵)에서는 예술의 최고 목표를 ‘기운생동(氣韻生動)’으로 삼는다. 자연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만들었는데 살아있는 듯한 에너지를 뿜어내는 것이다. 와비시비는 일본의 전통적인 미의식 관념으로 ‘부족하고 검소한 상태, 적막하고 조용한 상태’를 가리킨다.

취향이란 곧 갈증의 세계를 말한다. 심미안은 타고난 능력이라기 보다 커가는 능력이다.

예술에 대한 좋은 감각은 경험하고 훈련하는 것이다.

아름다움에 대한 공감(共感)의 기본은 바로 조화(調和)이다.


김영안
한국서예협회 뉴질랜드 지회장, 전 단국대 교수

저작권자 © ‘뉴질랜드 정통교민신문’ 뉴질랜드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Advertisement -

주간 신규 인기글

이학준 민주평통위원 대통령 표창 수상

2월 14일(금)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이학준 자문위원이 홍배관 오클랜드 총영사로부터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이학준 위원은 제17기부터 현재까지 자문위원으로 위촉돼 현지사회에 평화통일...

웨스트팩, 2020년 집값 상승률 10% 전망

웨스트팩 은행은 작년 말 7%로 예상했던 2020년 전국 주택 가격 상승률을 최근 10%로 상향 조정했다. 웨스트팩 은행 경제학자 도미닉...

부동산 시장 과열 우려…고시가보다 100만 달러 더 높은 가격에 거래

최근 경매로 거래된 주택 중 두 채가 정부 고시가 보다 무려 100만 달러 더높은 가격으로 팔려 부동산 시장이 자칫 과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NZ, 1인당 전자 폐기물 생산량 세계 최고

매년 많은 금이 쓰레기 매립장에 묻히지만, 재활용되는 것은 거의 없어 문제가 되고 있다. 금은 TV, 컴퓨터, 스마트폰과 같은 많은 전자제품의 핵심 부품이다. 이...

주택 문제, 총선 주요 쟁점으로 떠올라

올해 집값 상승률이 10%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어 주택 문제가 이번 총선에서도 가장 큰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