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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새로운 시작

인생이라는 항해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어디를 가고 싶은지,
왜 가고 싶은지 그것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계획하는 것이다


내가 탄 배는 어디를 향해 가고 있을까? 과연 내가 키를 잘 잡고 내 배를 잘 조정하고 있는 것일까? 혹시 내 의지와는 달리 바람과 파도가 이끄는 대로 끌려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는 내가 정한 목적지를 가기 위해 지도를 잘 보고 가고 있는가? 과연 지도가 있기는 있는 것일까? 내가 타고 있는 배는 카누인가, 탐험 배인가, 크루즈 배인가? 거센 풍파를 잘 견뎌낼 준비가 되어 있는 배인가?

또다시 너무 젊은 연예인을 잃었다. 짧은 기간에 젊은 가수 둘이 우울증으로 자살했다는 소식으로 가슴이 먹먹했다. 특히 어디서나 당당하게 걷자던 구하라 양은 중학생 때부터 연예인 준비를 해온 모습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에서도 본 적이 있어서 더욱더 슬펐다. 한평생 유명 연예인이 되기 위해 필사적으로 연습하고 14살의 어린 나이에도 김치와 밥으로 끼니를 때우면서 결국에는 최고 높은 자리까지도 올라갔던 그는 너무 젊은 나이에 본인의 삶을 마쳤다. 정말 밝게 빛났던 그의 삶은 너무 짧게 빛나고 말았다.

최근에 고등학생들의 연말 시험이 끝났다. 주위에 있는 학생에게도 꿈이 무엇이냐 물으니 본인의 희망 직업을 말했다. 인생 목표가 무엇이냐고 되물으니 여전히 같은 직업으로 대답했다.

나는 대학 졸업 후 직장을 다섯 번 바꿨다. 학생 때부터 했던 아르바이트까지 포함하면 직장이 열 번도 넘게 바뀌었던 것 같다. 햄버거 가게,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 영어 강사, 카페 청소, 학교 청소, 컴퓨터 강사, 학원 원장, 수입 회사, 단체장, 보좌관, 검사, 변호사 등 수많은 직업을 가졌어도 그 어느 것도 내 꿈도 인생 목표도 아니었다.

아직도 직업적으로도 가야 할 길이 멀고, 하고 싶은 일들도 많다. 내 꿈과 인생 목표와 내 직업은 지극히 별개의 문제고 직업은 내 꿈을 이룰 수 있는 도구로만 보고 있다.

학생 시절은 직업과 꿈을 동일하게 보는 시절인 것 같다. 산전수전을 다 겪으신 어른 중 과연 누가 본인 직업을 인생 목표라고 보실까? 누가 과연 본인이 원하는 직장에서 일은 한다는 이유만으로 ‘인생 목표’를 이뤘고, 더는 ‘꿈’을 향해 열심히 달려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까? 그렇다면 왜 우리는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직업’을 초월한 더 큰 꿈과 인생 목표를 세우라고 더 적극적이지 않을 것일까?

학생들이 원하는 대학과 희망하는 직업을 갖고 일을 한다는 것은 우리가 항해할 바다에 잠시 머물러야 하는 항구이지, 우리가 최종적으로 가야 하는 도착지는 아닌 것 같다.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죽기 전까지 꼭 이루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어떤 여정을 보내고 싶은지는 우리가 모두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하는 것들이다.

좋건 싫건 우리도 이 여정의 끝까지 갈 것인데, 나중에 돌이켜 봤을 때 우리가 희망하고 만족할 수 있을 만한 여정이었으면 좋지 않을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시로 우리의 여정을 검토하고 우리의 배를 정비해야만 한다.

2019년이 끝나가고 2020년이 곧 시작된다. 이렇게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시작할 때 우리가 지나왔던 삶을 다시 생각해보고, 우리가 꼭 이루고 싶은 일들을 적어보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당장 내년에는 어떤 것들을 해야 할지 계획할 수 있다.

단기간 목표와 장기간 목표 중 취직, 이직, 승진일 수도 있고, 사업을 시작해보는 것도 있고, 새 가정을 꾸릴 수도 있고, 몸을 가꾸는 것일 수도 있고, 독서나 영어 공부 혹은 여행일 수도 있다. 본인의 인생이라는 항해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어디를 가고 싶은지, 왜 가고 싶은지 그것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계획하는 것이다.

본인이 세운 꿈들을 좇아서 열심히 산다는 것은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다행히도 우리는 하루에 하루씩만 잘 살면 된다. 그러다 365일이 지나면 한 해를 보내며 재정비 시간이 주어지고 또다시 365일이 새롭게 시작된다. 일 년 동안 수고했으니 잠시 쉬고, 최고의 여정이 될 2020년을 기대해보자.

이준영_1.5세 변호사

◼︎외부 필자의 글은 뉴질랜드타임즈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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