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삶의 방식

물질 풍요, 사람 이기심 키워 놓고 이웃 정리는 끊어
후손들 미래 걱정한다면 지금 당장 삶의 방식 바꿔야


라틴어 ‘모더스 비벤디(modus vivendi)’를 영어식으로 말하면 ‘라이프 스타일’이 되겠고 우리말로 하면 ‘삶의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시대와 환경에 따라 우리 삶의 방식은 변화에 변화를 거듭하여 왔고 우리가 사는 지금은 자본주의 생활 양식에 따라서 살고 있다. 자본주의 생산 양식에 따른, 즉 대량생산에 의한 대량소비의 시대에 살고 있다.

그 결과 흘러넘치는 물질의 풍요 속에서 과잉소비로 인한 폐해를 마주 하고 있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그 폐해는 자연의 훼손과 인간성의 상실을 꼽을 수 있다. 좀 제한적이긴 하지만 우리는 물질적 풍요 속에 살고 있고 겉으로 보기에는 세련되고 스마트한 세상에서 살고 있다.

집마다 자가용이 있고 에어컨에 냉장고 그리고 인터넷과 컴퓨터로 참 화려하다. 휴대전화기 하나로 하지 못할 일이 없는 세상이 되었다. 옛날보다 삶의 방식이 참으로 많이 변했다.

잠시 우리 할머니 시대를 되돌아보면 그때가 훨씬 인간적인 세상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 한 바가지도 그냥 버리는 일이 없었다. 설거지를 한 물은 남새밭에 거름으로 주었고 뜨거운 물을 하수구에 함부로 흘려 버리지 않고 식혀서 버리곤 하였다. 음식은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서 만들어 먹었고 남는 것은 이웃과 함께 나누어 먹었다. 아마도 냉장고가 있었다면 이런 인심이 생겨날 턱이 없다.

한여름에 상을 당하면 음식이 쉽게 상하는 어려움 가운데서도 상을 치러 내었으니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요새 집마다 냉장고가 없는 집은 없을 것이고 우리 집만 해도 큰 냉장고 두 대, 냉동고, 김치 냉장고 이렇게 네 대씩이나 두고 산다. 우리 할머니가 살아 계신다면 욕을 먹어도 단단히 먹었어야 할 일이다.

이처럼 물질의 풍요는 사람의 이기심만 키워 놓았고 이웃과의 정리는 끊어 놓았다. 이런 대량소비의 물결로 제일로 오염을 많이 입은 것이 토양, 물 그리고 공기이다.

겨울철만 되면 서울은 미세먼지로 몸살을 하면서도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우리가 소비해야 할 상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공장이 돌아가야 하고 공장이 돌아가려면 전기가 필요하고 생산된 제품을 필요한 곳으로 보내기 위해서는 배나 트럭이 움직여야 한다. 필요한 물품을 생산하려면 매연과 오염물질을 방출하지 않을 수가 없고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미세먼지의 주범이 아닌가 한다.

신문이나 뉴스 매체에서 작은 목소리이기는 하지만 기후변화에 대한 경고가 늘 있었다. 사람의 욕구를 채우기 위한 생산활동은 마찬가지로 온실가스를 배출하여 지구 온난화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대기오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우리가 사는 이곳 뉴질랜드도 기후변화의 조짐을 보인다. 과실수의 개화 시기가 예년보다 2 주 정도 앞당겨지고 또 올해도 11월 하순의 날씨가 한여름의 더위처럼 느껴진다.

혹시나 하는 의심스러운 눈길로 축 늘어진 나무들을 보면서 사람들만 무감각한 것이 아닐까 여겨진다. 이러한 큰 재앙이 바로 눈앞에 와 있는데도 우리는 지금 너무나 무사태평이다.

집을 짓고 농사를 짓는 땅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후손들의 땅을 우리가 빌려 쓰고 있는 것이고 곱게 상처 내지 않고 후손에게 돌려주어야 할 책무가 우리에게 주어져 있다는 것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그런데 돌려주어야 할 자연은 온통 상처투성이다. 우리들의 미래 즉 우리 손자들의 미래를 걱정한다면 지금 당장 우리 삶의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논어에 ‘놀면서 편안함을 구하지 말며 밥을 배불리 먹지 말라’는 말씀처럼 춥고 배고프게 살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될 수 있는 한 소비를 극소화해야 할 것이고 에너지 소비는 백지로 돌려야 할 것이다. 이제 결단의 시기가 왔다.


구춘수_시인


◼︎외부 필자의 글은 뉴질랜드타임즈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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