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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가족 송년회 매뉴얼

연말에는 ‘축하’와 ‘칭찬’만…“참 잘했어. 그런데…”는 금물
자신감에 기반한 반성이 중요, 새로운 목표도 세울 수 있어


지난 몇 주간 학교에서는 마지막 조회, 마지막 시상식, 졸업식, 송별회 등 한 해를 마감하는 절차와 의식이 이어졌다. 그동안 열심히 노력하여 성과를 이룬 것, 성장한 부분, 새롭게 배우고 느낀 것, 얻은 것에 대해 축하를 하고 기리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무엇보다 기쁜 일이다. 또 그동안 고마웠던 사람들에게 그 마음을 표현하는 것도 한 해를 마감하며 하는 일 중에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올해 졸업을 한 한국 학생 한 명이 “선생님, 여기서는 졸업식에 우는 사람이 하나도 없네요”라고 말했다.

나는 이 말을 곰곰이 생각해 봤다. 사실 한국에서 중·고등학교 졸업식을 해 본 경험이 없어 이곳 졸업식과 다를 것이라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

한편으로는 내가 근무하는 학교에서는 졸업식을 크게 하며 중요하게 의미를 두지만, 대부분의 뉴질랜드 중·고등학교에서는 졸업을 한다는 개념이 크게 없다는 사실도 생각해 보게 되었다.

같은 졸업식도 어떤 의미를 더 두느냐에 따라 그 성격과 분위기가 매우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격식을 갖춰 엄숙하게 진행할 수도 있고, 즐겁게 축하를 하는 파티 같을 수도 있으리라. 그중에 어떤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없지만 한 해를 마감하며, 한 학년을 마치며, 졸업하며 우리가 꼭 했으면 하는 것들이 있다. 바로 축하와 칭찬이다.

분명히 우리 모두 한 해 동안 잘한 일들, 이룬 일들, 얻은 것들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것들을 함께 나누고, 축하하고, 칭찬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

중요한 것은 이런 시간을 가질 때 꼭 이것만 하는 것이다. 절대로 “이것은 참 잘했어. 그런데….”라고 하지 않기로. 기대에 못 미치고, 실수하고, 실패하고, 후회하는 일들도 당연히 있었겠지만, 그런 일들에 대해 되돌이켜 보고, 거울삼는 일은 내년의 새로운 목표를 세울 때 해도 늦지 않다.

가정마다 차이가 있어 꼭 보편적 문화 차이라고 보기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내 경험상 한국 부모님들께서는 한 해를 마감하며 훨씬 더 많이 언급하시는 부분이 모자랐던 부분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부족했던 노력, 모자란 점수,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부분, 모르고 놓친 부분 등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지고 발전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노력과 의지를 언급하시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현지 부모님들께서 작은 성과에 대해서도 칭찬과 축하를 아끼지 않는 모습에 가끔 부러울 때가 있다.

선생님과 함께 나누는 부모님의 이런 말씀을 듣는 학생들의 표정이 아주 작은 차이이지만 어떻게 다른지 보게 되기 때문이다.

이 사회에서 자녀들이 잘되기를 바라는 부모님의 마음인 것을 알지만, 겸손보다 자신감이 더 중요하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칭찬도 중요하지만, 아주 작은 성과와 업적도 축하받았을 때 자신감을 얻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자신감이 있을 때 더 적극적인 반성도 할 수 있고, 그것을 반영하여 새로운 목표도 세울 수 있다고 믿는다.

남은 한 해를 진정 의미 있게 마감하기 위해 가족 송년회를 하면 어떨까? 가족이 서로 더 많이 칭찬하고, 축하하는 시간을 꼭 가져 보기를 기원한다.

칭찬과 축하를 할 때는 꼭 그 두 가지만 할 것을 다짐하면서!


김민정_한인 1.5세대 교사(크리스틴 스쿨)

◼︎외부 필자의 글은 뉴질랜드타임즈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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