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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화의 상담 이야기] 엄마 손은 약손, 그 손이 그립다

정인화의 상담 이야기(12)

인간의 육체는 마음과 정신의 영향을 받는다고 하는데
새로운 믿음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내가 엄마의 약손이 될 줄 누가 알겠는가.
그런 손을 가지고 사람의 마음을 쓰다듬고 싶다.
“엄마 손은 약손, 울 아가 배는 똥배. 엄마 손은 약손, 니 배는 똥배. 나아라, 나아라.


“엄마 손은 약손, 울 아가 배는 똥배. 엄마 손은 약손, 니 배는 똥배. 나아라, 나아라.”

어릴 적에 배가 아픈 경우가 종종 있었다. 엄마는 나를 바닥에 눕힌 뒤 배를 쓰다듬으면서 “엄마 손은 약손, 나아라”라고 말씀하셨다. 그때마다 아프던 배가 신기하게 나았던 기억이 난다.

자기충족적 예언, ‘믿는 대로 실제로 이루어진다’

‘자기충족적 예언’이란 말이 있다. ‘어떠한 명제나 생각을 사실이라고 믿으면, 믿는  대로 실제로 이루어진다’고 하는 개념이다. 사회학자 로버트 머튼이 처음 쓰기 시작했다.

환자가 먹고 있는  약이 진짜라고 믿으면 실제로 건강이 좋아질 수 있다는 위약 효과(플라시보 효과)처럼, 그는 믿음 자체가 특정한 행동을 유도하고 이는 실제 사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약손의 효과를 조금 커서는 믿지 않았다. 약손의 존재가 진실이 아닌 줄을 알면서도 ‘나아라’를 반복하는 엄마의 간절함과 그 엄마의 말을 사실처럼 믿는 아이와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위약 효과를 넘어서는 치유 능력이 있을 수도 있겠다’라고, 나이가 들면서 믿기 시작했다.

또한, 신경 과학이 발달하면서 ‘엄마 손은 약손’처럼, 과거에 어른들이 많이 사용했던 것들의 유용성을 뇌과학자들이 밝혀내고 있다.

좋은 말 들으면 자긍심 늘어나고 기대감도 충족

“말이 씨가 된다”고 누군가가 표현했듯이 나와 남에게 긍정적인 생각을 말로 표현해주면, 그 말이 씨가 되어서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준다. 그 과정에서 인격과 인생이 변할지도 모른다는 것이 자기충족적 예언이라 생각한다.

좋은 생각과 말을 부모님, 선생님 또는 윗사람에게서 들으면 자긍심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기대감을 충족시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서 변화를 끌어낸다. 부모가 갖는 자녀에 대한 신뢰나 교사가 학생에게 보이는 기대와 격려가 성적 향상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많은 연구를 통해 증명되었다.

자기충족적 예언은 긍정적으로 사용될 뿐만 아니라, 부정적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능력이 변변치 않다고 믿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하면, 그는 모든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할 거란 부정적인 사고를 갖기가 십상이다.

이런 사고는 노력해도 결과가 좋지 않을 거란 부정적인 기대를 낳는다. 낮은 기대는 성공을 위한 도전과 노력을 최소화하며, 성공의 가능성을 앗아가 버린다. 그 과정에서 실패자라는 생각이 들어 노력 자체를 기울이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능력에 대한 불신이 악순환의 기초가 된다.

자기충족적 예언, 우리가 살아온 경험과 연결

최근의 일이다. 같은 상담실을 사용하는 중국계 말레이시아 동료와 이야기를 하는 중에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없다”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주변의 몇 사람은 좋아하지 않더라도 많은 사람이 나를 좋아하니까, 모든 사람이 나를 미워하고 멀리한다고 말하지 말라고 한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그의 말에 조금은 무안해져 “지금 자기충족적 예언을 시험하는 중이야”라고 말했다. 방어적으로 대응하는 내 모습이 낯설고 짜증이 난다.

자기충족적 예언을 잘 살펴보면 우리가 살아온 경험과 연결되어 있다. 그 경험 속에서 세상과 사람에 대한 관점이나 믿음이 형성되어 진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세계를 보는 관점이나 사람에 대한 믿음이 어떤 상황에서는 비슷하게 표출된다.

믿음이 인생에 있어 패턴화되고 주제가 되어버리면 좋은 점도 있지만, 관계를 힘들게 만들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자기충족적 예언은 우리에게 과거의 상처를 어루만져 달라거나 과거의 역사를 다시 써 달라는 무언의 메시지일는지도 모르겠다.

사람은 새롭고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힘과 자유를 가지고 있다. 자기충족적 예언이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옛날 것을 버리고 다시 써 보자. 사람에게는 그런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능력보다 너무 높은 기대감은 자신감에 상처 입혀

너무 낮은 기대감은 변화에 대한 동기부여를 줄 수 없다. 능력보다 너무 높은 기대감은 자신감에 상처를 입힐 수 있다. 그러므로 적절한 기대감이 필요하다. 그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자세와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다치고 싶지 않아 마음의 문을 걸어 잠그는 대신에 상황에 따라 믿는 마음을 끌어내는 자세이다.

둘째는 자기충족적 예언은 많은 경우에 불안과 걱정으로 인해 일어난다. 그러므로, 불안을 감추기 위해 모든 것을 통제나 조절하려 하지 말고 순간에 충실해지는 태도이다.

셋째는 감정이란 옳고 그름이 없으니 감정을 피하지 말고 그대로 직시하는 자세이다.

넷째는 기대감이 적절한가 점검하면서 실패를 하게 되면 받아들이는 태도이다. 세상에는 모든 것을 완벽하게 통제하고 조절하는 것은 없으니까 말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부정적인 자기충족적 예언을 바꾸어 보자.

“엄마 손은 약손” 그런 마음으로 쓰다듬고 싶고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라고 직장 동료가 얘기한 대로 지금부터는 자기충족적 예언이 얼마나 내 생활을 제약하고 있는지 봐야겠다. 그리고 고쳐야 할 것이 있으면 과감하게 인정하고 새로운 믿음을 만들어가야겠다.

인간의 육체는 마음과 정신의 영향을 받는다고 하는데 새로운 믿음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내가 엄마의 약손이 될 줄 누가 알겠는가. 그런 손을 가지고 사람의 마음을 쓰다듬고 싶다.

“엄마 손은 약손, 울 아가 배는 똥배. 엄마 손은 약손, 니 배는 똥배. 나아라, 나아라.” 뉴질랜드 이민 생활이 힘들어서인지, 나이가 들어가는데도 엄마의 약손이 그립다.




정인화 _심리 치료사
021 0262 3579
junginhwa1@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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