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칼럼 기획칼럼 1000호 특집-96년생 뉴질랜드타임즈, 96년생 동갑 장미 씨를 만나다

1000호 특집-96년생 뉴질랜드타임즈, 96년생 동갑 장미 씨를 만나다

스물셋 그의 꿈“나비처럼 훨훨 날고 싶어요”

오클랜드의 하버 브리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돛을 단 요트들이 줄지어 한여름의 태양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기에, 충분한 도시, 오클랜드 시내의 팬쇼우 스트리트(Fanshawe St.)의 아침은 그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뉴질랜드타임즈 창간호 작업이 한창이던 그곳의 아침은 매우 분주한 소리로 새벽을 깨웠고, 그 시간 오클랜드 서쪽 웨스트 하버에서 또 다른 세상을 깨우는 소리가 있었다.
시간은 거슬러 올라 23년 전 1996년 1월. 세상에는 새로운 것들이 탄생하는 소리가 저마다 다르고 고귀하듯, 그중에 생명의 탄생만큼 경이로움을 느끼는 순간이 또 있을까. 그렇게 그는 태어났다. 홍. 장. 미. 세 글자를 가지고 이 세상에 향기를 발하기 위해.

꿈을 먹는‘비행’소녀
그의 어린 시절은 ‘비행’ 소녀였다. 사업 때문에 바쁜 아빠와 기회만 되면 많은 경험을 통해 산지식을 알려주고 싶었던 엄마. 그런 부모 밑에서 그는 몇천 마일이 넘는 거리를 오가는 긴 여정을 시작했다.
엄마는 그에게 모국어를 가르치기 위해 어린 시절 대부분을 한국에서 생활을 시작하게 했다. 1년에 한 번씩 뉴질랜드를 방문해 드넓은 자연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자유로운 사고와 여유로움, 그리고 나와 다른 사람들과 어우러져 사는 법을 배웠다.
유치원에 다니면서 놀이를 통해 사귀었던 현지 친구들, Year 9 때 뉴질랜드로 돌아와서 엡솜 걸스 그래마 스쿨에 다니면서 우정을 쌓았던 중국, 인도 친구들이 많다. 그 친구들을 만날 때 가장 행복하고 수다를 많이 떤다고 했다.
이렇듯 그의 꿈은 뉴질랜드와 한국을 오가면서 긴 비행시간에 익숙해졌다. 대학 전공을 위해 진로를 고민할 때도 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항공 서비스 학과를 골랐고, 워낙 어릴 때부터 자주 보았던 잘 갖춰 입은 승무원의 유니폼은 그에게 푸른 하늘을 나는 꿈을 품게 해주기에 충분했다.

다시 찾은 꿈의 도장
한국에서 좋은 항공사에 취업할 기회가 있었지만, 그에게는 “꿈은 꾸되 크게 꾸자”라는 삶의 좌우명이 있어서 뉴질랜드로 돌아왔다. 그의 목소리는 잠자고 있던 나의 열정에 불을 지피기에, 충분한 통통 튀는 매력이 있었고, 사진으로 느꼈던 여리디여린 소녀의 모습을 넘어 곱씹을수록 꿈에 대한 애정과 강인함이 엿보였다.
누가 그랬던가 ‘아프니까 청춘이다’라고! 그의 목소리와 꿈은 시대의 아픔이 비껴간 청춘! 젊음! 눈부심의 그 자체였다. 지금은 아침 일찍부터 학원 공부에 아르바이트 두 곳까지 끝내고 돌아오면 어느 때는 자정이 다 될 때도 있다. 피곤하고 지칠 때도 있지만, 꿈을 향해 묵묵히 걸어가는 우직함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갈 거라고 한다.

긴 사각의 비치타월일까? 둥근 곡선의 미일까?
그에게서는 곡선이 있는 전형적인 동양의 미와 긴 비치타월이 어울리는 바닷가의 길쭉길쭉한 키위 여성 같은 서양의 미가 오간다.
한국의 교육 환경에서 얻을 수 있는 체계적이고 신속하고 정확한 결과물이 나올 수 있게 살아가는 직선의 삶의 방식과 조금은 여유롭고 자유로워 보이지만 천천히 돌아갈 수 있는 키위들의 삶의 방식을 겸비해 완급 조절이 가능한 건강한 젊은이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나답게 그 무엇을 해도 인정해주는 뉴질랜드가 참 좋아요, 또, 가끔 정해져 있는 길을 따라 질주할 수 있는 한국 스타일도 제겐 꿈을 실현하는데 큰 원동력이 되어주죠.”
그의 환한 웃음과 저 높은 하늘 위로 뿌려질 나비의 꿈이 그리 멀지 않은 것 같은 희망에 나도 함께 행복해졌다.

소통의 가교 역할을 하리라
“한국인들의 정서는 참 정이 많은 것 같아요. 한인 어르신들을 뵐 때마다 마치 당신의 딸이나 손녀처럼 많이 도와주시곤 해요. 그런 정이 있는 한국인이라서 참 좋아요.”
칼리지 학생 시절, 한번은 한국행 비행을 혼자 할 때였다. 열한 시간을 넘게 비행하는 도중에 배탈이 나고 몸 상태가 안 좋아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그때의 악몽은 두렵기까지 하고 더는 혼자서 긴 비행은 할 수 없겠구나 싶었다. 그때 스튜어디스 언니로부터 받은 따뜻한 손길과 돌봄은 비행을 많이 했던 그에게 삶의 나침반이 되어주었다.
“남을 위해 배려하고 소통해주고 어려울 때 손을 잡아주는 일이 이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제가 뉴질랜드와 한국을 오가며 극복해야 했던 언어 장벽이며, 또 문화 차이, 어른들의 기대치 등의 어려웠던 일들을 경험 삼아 꼭 남을 돕는 일을 하고 싶어요. 소통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 싶어요.”

또 하나의 친구가 생겼어요
그는 뉴질랜드타임즈가 예쁜 잡지 같아 손에 자주 쥐게 됐다고 말한다. 그 속에서 뉴질랜드 한인들에 대한 여러 정보도 얻고 가끔은 끄적끄적 낙서도 하고, 또 가끔은 슬픈 사연에 울고 웃었던 일들도 기억해낸다. 이렇듯 함께 하면서도 나이가 같고 같은 달에 태어난 것은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 이것이 첫사랑에 매혹되듯 이유 없이 이끌리는 운명적인 만남일까? 그는 오늘 또 다른 눈으로 뉴질랜드타임즈를 바라본다. 오래된 친구를 만난 듯 뉴질랜드타임즈에게 이렇게 바란다.
“제 꿈처럼 타임즈 친구도 더 자주 교민들과 소통하고 서로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잘 해주었으면 좋겠어요. 어떠한 어려움이 찾아와도 묵묵히 자기의 길을 갈 수 있는 책임감 있는 언론사가 되어 주세요. 뉴질랜드타임즈 2000호에도 또 인터뷰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오늘 나는 나비의 꿈에 반했고, 활짝 핀 웃음에 또 한 번 반했다. 첫사랑 인터뷰를 한 것 같아 내 맘도 마냥 행복하다.

저 높은 하늘 위로 뿌려질 장미의 꿈과 1000호를 발행하면서 비상을 꿈꾸는 뉴질랜드타임즈의 미래에 건배!

<뉴질랜드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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