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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정상회담은 2막…여러 막 거쳐야 대서사시에”

북한‘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에서‘완전히’에는 거부감 있어


지난 3월 17일(일) 뉴질랜드타임즈 도언태 발행인은
문재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를 맡은 문정인 연세대학교 명예 특임 교수를 만나
북미 하노이 정상회담이 끝난 뒤 대두되고 있는 현안에 관해 물었다.
이어 같은 날 오후 4시 문 특보는 민주평통뉴질랜드협의회(회장: 안기종)가 주관한
교민 대상 강연회를 ‘하노이 정상회담과 한반도 평화’라는 주제로 오클랜드한인회관에서 가졌다.
이날 아침 비행기로 오클랜드에 도착한 문 특보는 강연에 앞서
도브 마이어 로빈슨 파크(일명 장미공원)에 있는 한국전쟁 참전위령비에 헌화하는 등
긴 여정의 피로도 잊은 채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또한 문 특보는 이 자리에서 3월 15일 발생한 크라이스트처치 테러의 희생자들을
위로하는 묵념의 시간도 가졌다.
<편집자 말>


베트남 북미 정상 회담이 결국 실패로 끝났다. 대한민국은 앞으로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나?

나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로 가는 긴 여정에 있어 과도기적인 좌절이지 완전한 실패는 아니다. ‘한반도 비핵화라는 드라마가 있으면 그 드라마의 2막이다’라고 생각하면 될 거 같다.
1막이 싱가포르라고 하면 2막이 하노이고 앞으로도 여러 개의 막을 거쳐야 비핵화라고 하는 대서사시가 끝난다고 본다.
정부가 할 일은 첫 번째, 지난해 1월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만들어진 한반도 평화의 모멘텀을 어떻게든 유지해 나가야 한다. 두 번째는 미국과 북한이 대화의 궤도에서 이탈되지 않게 만들어야 한다. 즉, 대화와 협상의 동력이 살아나도록 하자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서 김 위원장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미국의 제안을 왜 수용을 안 했는지 물어보고 그다음 트럼프 대통령에게 설명해주는 역할을 해서 양측 간격을 좁히는 촉진자 역할을 할 것이다.

아직도 북한이 완전 비핵화를 실천하지 않는 한 경제 제재를 풀거나 개성공단 재개 또는 금강산 관광 해제 등을 해줘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미국이 ‘올 포 올’(All for all), 즉 ‘일괄 타결’을 원하고 ‘올 오어 낫씽’(All or nothing) 전부가 아니면 전무라는 이런 시각을 가지면 북한과의 협상이 어려워진다. 사실상 우리가 최종적인 건 동의할 수 있지만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 final, fully verified denuclearization)라고 할 때 완전한 부분에 대해서는 북한이 거부감이 있다.
왜냐하면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로켓 발사 같은 경우는 제외해야 하는데, 미국의 입장 특히 존 볼턴 국가안보회의 보좌관 같은 경우 평화적 목적이든 군사적 목적이든 관계없이 핵과 미사일을 완전히 없애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렇게 서로 다른 견해는 앞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사안이다.

과거 언론에 “미국은 문 대통령이 촉진자 역할에 성공할 수 있도록 남북 경협에 대한 유연성 확대와 같은 지렛대를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 미국이 주장하고 있는 광범위한 대북 제재와는 다른 의견이다. 미국의 처지를 변화시키기 위한 한국 정부의 계획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보는가?

쉽지는 않겠지만 우리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북한을 움직이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포함해서 비핵화에 구체적인 행보를 보여야 한다.
예를 들어 풍계리와 동창리의 경우, 북한은 완전히 폐기했다고 하는데 사실 검증을 해야 한다.
관련국들이 참관한 뒤 폐기하고 미국이 상응하는 조치를 하면 영변 핵시설과 같은 것을 완전히 폐기하겠다고 하는데, 그런 것도 행동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

“영원히 기억하리.”
문정인 특보(오른쪽 네 번째)와 도언태 발행인(그 오른쪽), 홍배관 오클랜드총영사(왼쪽 네 번째), 안기종 민주평통NZ 회장(왼쪽 세 번째) 등이 참전위령비를 찾았다.

남북 교류·협력하는데 뉴질랜드 교민 역할 상당히 커

대화·협상 통해 김 위원장이 받을 수 있는 이익 강조해 협상에 나오도록 해야

그러나 기본적으로 북한이 선제적으로 무슨 행동을 보이지 않으면 미국이 제재 완화를 해 주지 않을 것이다. 그것 때문에 우리 정부는 북한을 설득해서 북한이 선제적으로 움직이고 그러면 우리가 그것을 가지고 미국을 설득해서 유엔안보리 제재 전체를 해제는 못하더라도 남북한 간의 경제교류 협력만이라도 예외 조치를 통해서 허용을 해주면 그것이 비핵화의 모멘텀이 되어 남북한 간의 교류 협력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핵을 포기할 수 있다고 보는가?

많은 사람이 그렇게 질문을 하는데 먼저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만약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겠다고 하면 대화 협상을 하고, 안 하겠다고 하면 대화 협상을 안 할 것인가? 외교가 존재하는 이유는 상대방이 안 하겠다고 하는 것도 대화와 설득을 통해서 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만약 북한이 핵을 포기할 의사가 없다고 하면 우리가 경제 제재와 최대한의 압박을 하고 그것도 안 먹히면 군사적 행동과 같은 것을 할 수 있겠는가? 따라서 김정은의 의사와 관계없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이 받을 수 있는 이익을 강조함으로써 협상에 나오도록 하고 협상이 타결될 수 있도록 우리가 노력을 해야 한다.

뉴질랜드 한인 등 해외 한인들은 남북 평화통일을 위해 어떻게 도와야 하고, 무슨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먼저 통일의 개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원하는 통일은 단일민족국가로의 통일인데, 바로 일 민족, 일 국가, 일 체제, 하나의 정부다. 그런데 그렇게 되려면 우리식의 흡수 통일 또는 북한식의 적화 통일 외에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북한에서 제시한 게 일 민족, 일 국가, 이 체제, 이 지방정부로 하자는 연방제 통일 방안이다. 하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하나의 국가 내에 공산주의가 있고 자본주의가 있는 것은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한국에서는 북한을 빨리 망하게 해서 흡수통일을 하자는 주장과 점진적 교류 협력을 통해서 남북연합제로 가자는 두 세력 간의 다툼이 있다. 뉴질랜드 교민들이 이런 한국 사회의 양분화 현상을 국민적 합의를 통해서 하나의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해줬으면 한다. 앞으로 남북이 교류와 협력을 하는데 뉴질랜드 교민의 역할이 상당히 크다고 본다.

해외에 사는 한국 젊은이들의 남북 통일의식은 어떻다고 보며, 만약에 그 의식이 전혀 없거나 많이 떨어진다고 볼 때 어떤 식으로 풀어나가면 된다고 보는가?

우리가 교육을 통해서 강제적으로 젊은이들에게 통일의식을 갖도록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본다. 젊은이들에게 여러 유형으로 된 통일의 장단점을 설명해줘야 한다. 우리가 자꾸 교육을 통해서 통일의식을 심어주는 것이 아니라 여러 옵션을 얘기해 줌으로써 깨달음을 갖도록 해주는 것이다. 그렇게 보면 남북연합통일 같은 경우는 남북연합을 통해서 중장기적으로 통일을 이루는 것은 우리 인근에 큰 경제권이 또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 젊은이들에게는 엄청난 경제적인 혜택이 될 것이다. 세금 부담도 적다고 하는 것을 인식시켜 주면 민족이 통일의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한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것이다.

그동안 통일외교안보 특보 직책을 수행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과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특보’라는 직책은 비상근직이다. 정책 결정에 참여하지도 않고, 정부로부터 봉급을 받는 것도 아니다. 지금까지 2년 가까이 미국과 한국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해 주었다.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부터 남북한 간의 군사적 긴장 완화, 종전 선언 평화체제 구축 등 평소에 내가 생각했던 부분들을 실행하도록 하는데 바람잡이 역할을 했다는 것이 보람이 있고, 그런 정책들을 펴는 정부가 비난을 받았을 때 내가 먼저 발언을 해서 소위 총알받이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 어려운 점이다.


<저작권자 © ‘뉴질랜드 정통교민신문’ 뉴질랜드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리 임채원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뉴질랜드를 찾았다. 그는 민주평통뉴질랜드협의회(회장: 안기종)가 주관한 특강에서 전쟁 없는 한반도를 만들기 위한 자신의 구상을 밝혔다. 사진/뉴질랜드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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