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자식, 서로에게 독립이 필요하다

부모와 자식, 서로에게 독립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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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임수의 열린 상담이야기(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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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뉴질랜드에서 성장한 한국 젊은이들과 결혼관에 관해서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대화 중 뜻밖에 뉴질랜드 교민사회에서도 결혼식 혼수와 예물로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 물론 극소수의 얘기이겠지만 이곳에서도 결혼은 ‘당사자의 문제를 넘어서 가족 간의 결합’이라는 의식이 여전히 남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간 공들여서 성공시킨 내 자식이 이 정도 대우는 받아야 한다’는 부모의 보상심리에 왠지 씁쓸한 마음이 가시지 않았다. 


행복한 가정의 이상과 현실

한국인의 전통적인 부자 관계는 유교의 부자유친, 효의 정신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는 우리의 가족관계를 지탱하는 중요한 원칙이 되었고 삶의 철학이 되어 왔다.  


우리는 가정을 생각하면 사랑과 행복이 넘치는 공간을 꿈꾼다. 그러나 아쉽게도 현실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인간이 태어나서 폭력을 처음으로 경험하는 곳이 가정이라는 섬뜩한 사실을 상기하면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 형성이 얼마나 많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지 자각하게 된다. 


뉴질랜드와 서구 사회에서도 자애와 사랑 그리고 존경으로 연결된 부모 자식 관계가 가장 이상적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단지, 서양은 최근 200년의 산업화, 근대화를 거치면서 독립적 개체로서 개인의 인격을 중요시하는 개인주의의 사회적, 문화적 토양이 동양에 비해 더 단단해진 것 같다. 


현대 심리학에서 부모와 자식 간의 애착 관계를 깊게 연구한 사람은 영국의 정신과 의사 John Bowlby였다. 그는 유년기 부모와의 애착 형성이 아동기뿐 아니라 성인이 된 후 성격 형성, 대인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며, 이에 문제가 생길 경우 여러 가지 정신건강의 문제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는 애착 이론 (Attachment theory)를 정립했다. 


이 이론을 통해서 부모가 충분한 사랑과 관심으로 아기를 돌봄으로써 서로 간에 굳은 신뢰가 형성되고 그 아이가 건강하고 안전한 자아를 형성하면서 성장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유년기 시절 부모와의 애착 형성이 아이들의 인생에 그렇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았더라면 아이들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주었을 것을, 부모 역할 제대로 하지 못한 자책과 괴로움에 잠을 이루지 못하기도 한다. 


자녀에게 해야 할 말 3가지, 해서는 안 될 말 3가지

이민생활을 하고 있는 우리들 가정에서 부모와 자식 관계는 세대 간 갈등 외에도 문화적 언어적 정서적 갈등이 덤으로 추가된다. 자녀의 자의식이 형성되는 청소년기 시절부터 부모와의 단절이 심각해지는 경우를 주변에서 종종 보게 된다.


자신의 키를 훌쩍 넘어선 자녀가 자신의 방문을 걸어 잠그고 부모와 대화를 거부하기 시작하면 부모는 분노와 실망과 좌절의 감정이 범벅이 되어 어찌할 바를 모르게 된다. 아이와의 관계 형성 과정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인내심을 가지고 대화를 시작한다면 심각한 상황으로는 치닫지 않겠지만 서로 다른 방향만 바라보며 접점을 찾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들과 어떻게 대화를 시작할지 막막하다고 하소연한다. 나의 조언은 ‘계급장 떼고 대화에 임하세요’이다. 부모에게 붙어있는 권위, 나이, 경험, 성숙도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오로지 자녀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라는 것이다. 


최소한 첫 번째 3번의 대화까지는 자녀의 말에 경청하시기를 권유한다. 

“그랬구나. 힘들었겠구나. (아빠가 이해를 못 해서) 미안하다”. 이 3가지 말 이외에 다른 말은 절대로 하지 마시라. 


처음에는 힘들 것이다. 아이들이 대화 자체를 거부할 수도 있고, 불량한 태도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 수도 있다. 그러나 꾹 참고 견디시라. 시간이 걸리겠지만 분명 대화의 물꼬가 터질 것이다.   

자, 이제 고맙게도 아이가 마음의 문을 열어 자신의 걱정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대화를 이어가면서 하지 말아야 할 말 3가지는 이것이다.  


“앞으로 뭐가 되려고 그러니, 너는 노력이 부족해, 나 때는 말이야…”  

자신의 잣대로 재단한 충고나 훈계는 절대 금물이다. 목까지 차고 올라오는 충동을 이겨내고 대화에 집중하며 자녀들의 말에 공감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빠와 엄마는 항상 네 편이야’ 이 메시지만 자식에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삼으시라. 그다음은 오롯이 자식들의 몫이다. 어차피 부모가 하는 충고(실제로는 강압이다)대로 자식들이 따라 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크게 걱정할 필요도 없다. 정말로 감사하게도 우리의 자녀들은 자신의 방식대로 어려움을 헤쳐나갈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부모와 자식 관계, 서로 독립하는 과정의 연속

인류역사상 처음으로 부모 세대보다 더 가난해질 수 있는 세대가 지금의 젊은 세대라고 한다. 부모세대가 누렸던 경제성장의 수혜를 기준으로 자녀들에게 같은 수준의 경제적, 사회적 성공을 요구하는 것은 가혹한 처사일 수 있다. 


자녀의 삶에 무리한 목표치를 세우고 몰아치는 대신 그들이 자신의 삶 속에서 정신적, 육체적, 재정적으로 독립해서 살아갈 수 있도록 격려하며 지원하도록 노력하자. 특히, 재정에 대한 교육은 어릴 적부터 철저히 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모 자식 관계를 논하면서 웬 돈 교육이냐 하겠지만, 현실적으로 자립의 첩경은 돈에 대한 철저한 개념을 확립하고 이를 꼼꼼히 관리하는 것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식에게 과도한 기대를 하면 할수록 자식도 부모에게 과도하게 의지하게 된다. 결국은 서로를 구속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건강한 부모와 자식 관계는 각자 주체적으로 독립해 나가는 과정의 연속이다. 서로를 구속하고 서로에게 의지하는 상황에서 건강한 홀로서기는 요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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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임수_아시안패밀리서비스 심리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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