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모방을 멈추고 자신이 본 것을 표현(expression)하세요: 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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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의 책따라 생각따라(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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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느 보부아르는 “여자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라고 했다. 이는 사회가 여자다움의 기준을 정해놓고 역할을 강요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외모가 권력’이 된 지 오래되었다. 


특히 여성의 아름다움에 대한 인식은 유별나다. 세 명의 아름다운 여신을 그린 삼미신(三美神)은 카리테스(charites)라고 하는데 미(美)의 덕목을 의인화한 세 명의 여신이 마주 보거나 어깨에 손을 얹거나 각자 다른 포즈로 서 있는 그림을 말한다. 


삼미신은 제우스와 바다의 요정 에우리노메 사이의 딸이다. 아름다움과 우아함의 여신 아글라이아, 기쁨의 여신 우프로쉬네, 풍요의 여신 탈리아이다. 


그리스 시인 헤시오토스는 이 삼미신을 ‘미, 우아, 은혜’라고 했고, 로마 시대에는 ‘사랑, 신중함, 아름다움’이라 했다. 보티첼리의 프리마베라(봄)’에서는 ‘순결, 사랑, 아름다움’이라고 표현했다. 


안 노라는 평범한 맞벌이 주부로 20년 직장 생활을 하고 퇴직해 늦게 대학원을 마쳤다. 인문학 강사를 하면서 동서문학상 수필 부문에 입선해 글을 쓰고 있다. 미술 작품과 현재 일상생활과의 연관성을 찾아 자상한 어머니로 딸에게 주는 애정 어린 메시지의 모음이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미술 작품은 대부분 서양 미술가의 작품이지만 조선 화가의 풍속화 작품도 곁들여져 있어 새롭다. 조선 500년 성리학에 기초한 ‘문사철(文史哲) 시서화(詩書畵)’는 선비들의 성찰과 수련의 근본을 이루는 정신적 기둥이었다. 


선비의 글과 그림에는 ‘문자향 서권기(文字香 書卷氣)’가 나타나야 했다. 관아재 조영석의 풍속화는 후대의 조선 3대 풍속화가 김 홍도, 신윤복, 김득신이 이어받았다. 양반 시대에 서민들이 살아가는 일상을 이야기해주는 그림들이다.


폴 세잔은 “자연은 표면보다 내면에 있다.”고 했다. 자신의 내면을 그리는 것이 자화상이다. 자화상이라는 영어 self-portrait는 ‘끄집어내다’, ‘밝히다’라는 라틴어 portrait에서 나왔다.


현대 사회에서는 자화상을 그리기보다는 ‘셀카’를 찍는다. ‘셀카를 찍는 것을 자기 과시나 허영심, 나르시시즘 등 좋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는 하지만 자기 과시보다는 존재 증명, 허영심보다는 외로움, 나르시시즘보다는 생존전략이라고 볼 수도 있다. 


존재의 증명은 타인의 시선과 ‘좋아요’보다 자신에 대한 존중과 믿음에서 시작해야 한다. ‘남이 규정한 만들어진 나’로 살지 않고, ‘내가 살고 싶은 실제의 나’ 자신으로 살지는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다.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그것이 인정받는 사회가 되기를 꿈꾼다. 대부분 ‘왜 남의 인정을 받으려고 해’ 또는 ‘남 신경 쓰지 마’라고 말하지만, 사회 속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데 타인의 인정은 자존감 형성의 큰 요소이다. 


성장에서 가장 좋은 것은 실수를 받아들이는 방법, 그리고 그 실수를 실패로 만들지 않는 방법, 마지막까지 자신을 다독이며 용서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공감은 관찰이 아니라 성찰에서 생기는 것이다.


전 문화재청장이었던 유홍준은 ‘그림에서 대상이 되는 것은 반드시 그 대상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고 했다. 그리고 미술평론가 롤랑 바르트는 ‘작가에게 창작의 권한은 존재하지 않는다. 예술작품은 작가의 창작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작품 속의 의미를 읽어내는 독자에게서 완성된다’고 했다.


프랑스의 젊은 화가들이 모여 사는 곳이 몽마르트이고, 이 곳은 파리를 방문하는 모든 사람이 들르는 관광 명소이다. 몽(mon)은 언덕을 뜻하고 마르뜨(Matre)는 순교자를 의미해, 몽마르뜨는 수많은 기독교인이 참형을 당했던 언덕으로 집세가 싸다. 그래서 가난한 예술가들이 모여 살았다. 


집은 그저 단순한 건물이 아니다. 정신의 요람이고, 영혼의 단백질이다. 먹을 것만큼 재능과 필요를 나누고 사랑을 배양하는 곳이다. 집에서는 누구나 평등하고, 누구나 마음을 위로받을 수 있고, 재능을 키울 수 있고, 응석을 부릴 수 있고, 교양과 예술을 배울 수 있어야 한다.


인간 개개인의 삶은 행복해야 하고, 행복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몸을 사회나 종교가 간섭하는 것은 최소화되어야 한다. 행복은 자유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머뭄’과 ‘떠남’ 사이에 ‘행함’이 있다. 동서남북의 방향 외에도 ‘마음의 ‘방향’이 있다.

인간은 인간으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비로소 인간으로 죽는 것 같다. 생태계의 하나의 생명으로 태어나 존중과 깨달음을 통해 인간이 되기도 하고, 그냥 생명체 중 하나로 생을 마감하기도 한다.


미켈란젤로 메시디 다 카라바조의 <골리앗의 머리를 들고 있는 다윗>의 칼에 쓰인 글로 맺는다.


‘겸손은 오만을 이긴다’ 


 김영안

한국서예협회장, 전 단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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