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과 성취 원한다면 ‘철인 3종’…체력의 끝 보고 싶어”

“도전과 성취 원한다면 ‘철인 3종’…체력의 끝 보고 싶어”

뉴질랜드타임즈 댓글 0 조회 453 추천 7


인터뷰_박찬호 철인 3종 선수


타우포대회 수영 3.8km, 자전거 180.2km, 달리기 42.195km 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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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타우포 아이언맨 대회 완주 후. 



해마다 3월 초 타우포에서 아이언맨 뉴질랜드대회가 열린다.
세계 철인 3종 경기협회(World Triathlon Corporation)에서
승인한 국제 철인 3종 대회로 수영 3.8㎞,
사이클 180.2㎞, 마라톤 42.2㎞로 구성되어 있다.
올해 대회에 참가한 박찬호 씨를 만났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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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타우포 아이언맨 대회 완주 메달. 



아직 뉴질랜드에 코로나19 감염 확진자가 많지 않았던 지난 3월 중순 금요일 오후 오클랜드 서쪽으로 가는 모터웨이에 올라탔다. 도착한 곳은 서쪽 헨더슨에 있는 타이어 전문점 ‘웨스트 타이어(West Tyres)’. 교민들에게는 서부타이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서비스 좋고 가격이 합리적인 곳이라 평을 받는 곳이다.


이곳에 온 이유는 얼마 전 타우포에서 열린 뉴질랜드 아이언맨 대회에 참가해 완주한 철인 3종 경기 박찬호 선수를 만나기 위해서다. 그의 본업은 타이어 전문가이다.


내가 도착했을 때 그는 고객 차를 점검 중이어서 내가 옆에 서 있는 줄도 몰랐다. 나를 발견한 그는 수줍게 웃으며 맞았다.

우리는 고객 접견실에 자리를 잡았다. 가까이서 본 그는 그렇게 덩치가 크거나 우락부락하지 않았다. ‘철인’(鐵人)이라 하기에는 너무나도 선한 웃음을 가진 얼핏 보기에도 ‘참 착한 사람이겠구나’라는 첫인상을 주었다.


7살 어린이 도와 2.8km 수영 완주 큰 보람

먼저 뉴질랜드 아이언맨 대회에 관해 물었다.

“뉴질랜드 아이언맨 대회는 1985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36번째 대회를 개최한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랜 역사가 있는 철인 3종 경기입니다. 보통 철인 3종 경기는 올림픽 코스인 수영 1.5km, 자전거 40km, 달리기 10km가 있는데 이번에 제가 참가한 대회는 인간의 한계를 느끼며 끝없는 도전을 해야 하는 풀 아이언맨 또는 아이언맨 140.6이라는 대회입니다. 이 경기는 수영 3.8km, 자전거 180.2km, 달리기 42.195km를 완주해야 합니다.”


지난 3월 7일 열린 제36회 뉴질랜드 아이언맨 대회에는 51개국에서 1,374명이 참가할 정도로 유명하며 참가자들로부터 좋은 코스라고 평을 받는 대회이다. 이번 대회는 18살부터 80살까지 남녀노소 다양한 연령대의 철인들이 참가했다.

다른 운동도 많은 데 왜 굳이 철인 3종 경기에 참가했는지 그 이유가 궁금했다.


“2008년 뉴질랜드에 왔는데 처음에는 무언가 의미 있는 추억을 남기고 싶어 찾는 중 뉴질랜드에 많은 수영대회가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해병대를 나와서 바다 수영에 도전하면 좋은 추억이 될 거 같아서 수영장에서 연습하다 우연히 한국인 수영강사를 만났습니다. 인연인지 그분은 이미 바다 수영 클럽을 운영하시는 분이었고 우연인지 해병대를 나온 저보다 선임이셨습니다. 그분은 저에게 바다 수영 클럽을 운영할 기회를 주셨습니다.”


찬호는 매주 금요일에는 수영장에서 사람들에게 수영 강습을 하고 일요일에는 타카푸나 비치에서 실전 바다 수영 연습을 했다. 2009년에 처음 하버 크로싱이라는 바다 수영을 완주했다. 그 뒤로도 해마다 바다 수영 대회에 참가했고 2018년에는 오클랜드에서 가장 긴 10km 대회에도 참가해 완주했다.


“한 번은 7살 어린이를 도와 2.8km 바다 수영을 완주했는데 그 대회 최연소 참가자였어요. 그때 정말 보람을 느꼈어요. 그러던 중 수영 회원 중 한 분께서 사이클을 추천하셨어요. 사이클을 타다 보니 자연스럽게 철인 3종 경기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2015년에 오클랜드에서 열린 철인 3종 경기에 처음 출전하게 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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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바다 수영 대회에서 7살(최연소)을 도와 2.8km를 완주했다. 


수영으로 만난 사장과 좋은 인연 잇고 싶어 

그런데 그는 뉴질랜드에 어떻게 오게 되었을까?

“저는 2008년 워킹 홀리데이로 뉴질랜드에 왔습니다. 누나가 먼저 이민 와 살고 있었고 승무원이 되기 위해 영어 공부도 할 겸 뉴질랜드에 왔지요. 수영 강사로 일하다가 지금의 서부타이어 사장님을 만났습니다. 사장님은 저의 수강생이었습니다.”

박종일 서부타이어 사장은 수영 강사로 성실히 사는 그를 보고 같이 일해 보자는 제안을 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10년 넘게 서부 타이어에서만 일하고 있다.


“사장님을 워킹 홀리데이 때 만났는데 이민 생활에 많은 도움을 주시고 내가 지금 여기에 있게 해 주신 분이에요. 사장님과 함께 계속 좋은 인연 이어가고 싶어요.” 


그는 본업인 타이어 일을 마치면 메시와 글렌필드에서 어린이 대상으로 고은희 수영 교실 수영 강사로 바쁜 삶을 살고 있다. 또한 여름에는 베델스 비치에서 바다 인명구조 요원으로 3년째 사람들의 안전을 지키고 있다. 정말 숨 가쁘게 사는 젊은이다.

대회 준비는 어떻게 했을까.


“이번이 4번째 출전하는 대회였어요. 3번을 참가해보니 부족한 부분이 어디인지 감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모자란 부분을 꾸준히 연습하고 그 외에 기본적인 다리 운동과 달리기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그는 아직 어린 딸들이 있어 가정에도 소홀히 할 수 없어 석 달만 집중적으로 훈련하기로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주중에 2번은 새벽에 실내에서 수영 연습을 하고 매주 토요일 아침에는 바다 수영 연습을 했습니다. 또 주에 하루는 오래달리기를 했습니다. 혼자 하면 게을러질 수 있어 이번 대회에 함께 참가한 해병대 후임 황재철 선수와 훈련을 함께했습니다. 그 외에 매일 저녁에 집에서 몸만들기를 하고 실내 자전거를 타며 체력을 올렸습니다.” 

13시간 넘게 쉬지 않고 경기에 임하면 끝나면 몸살이 나지 않았을까 궁금했다.


“해마다 아이언맨 대회를 참가하고 나면 크고 작은 부상으로 고생합니다. 경기 끝나고 한 2주 정도 통증을 느끼는데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부상과 통증을 줄이기 위해 요가를 처음 접해 보았습니다. 제 아내가 요가 강사라 주 2회씩 요가로 몸에 뭉친 근육을 많이 풀고 스트레칭도 많이 했습니다. 그 덕으로 경기 후 빠르게 회복했고 몸의 통증은 며칠 안 지나서 없어졌습니다. 철인 경기를 하시는 분이나 다른 운동을 하시는 분들에게 요가도 같이 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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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타우포 아이언맨 대회 완주 후 가족과 함께. 



매 경기 뛰면서 ‘정말 이번이 마지막이다.
절대 안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결승선을 지나고 나면 엄청난 성취감을 느껴요.
그러면서 다음에는 더 잘 준비해서 좋은 성적 내야지라며 마음을 바꿔 먹습니다.



매 경기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해

아픔의 대가로 얻은 이번 대회 성적이 궁금했다. 그는 아주 기쁜 얼굴로 “올해 기록은 작년보다 30분을 단축한 총 13시간 44분 28초에 완주했습니다. 참가한 1,300여 명 중 700등을 했어요”라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13시간 44분을 쉬지 않고 수영하고 자전거 타고 달리기를 한 셈이다. 진정한 철인만이 할 수 있는 운동이다. 


그 긴 시간 동안 무슨 생각을 할까.

“매 경기 뛰면서 ‘정말 이번이 마지막이다. 절대 안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결승선을 지나고 나면 엄청난 성취감을 느껴요. 그러면서 다음에는 더 잘 준비해서 좋은 성적 내야지라며 마음을 바꿔 먹습니다.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기 자신의 체력의 끝을 보고 싶어 할 겁니다. 특히 뉴질랜드와 같이 좋은 자연환경과 날씨를 가진 나라에서 무료하고 따분한 삶이라고 느끼시며 무언가 도전하고 성취하는 것을 원한다면 이 운동이 답입니다. 정말 힘들지만 끝나면 또다시 도전하게 됩니다. 이것이 철인 3종 경기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이번 대회가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의 많은 참가자가 취소를 하거나 다른 나라 대회로 변경하는 일이 발생해서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해마다 1,700명 정도의 선수가 참가했는데 이번 대회는 약 1,300명에 그쳤다. 특히 한국에서도 4명이 대회에 함께하려고 숙소, 차량 등을 예약했는데 한 명도 참가하지 못해 많이 아쉬워했다.


대신에 뉴질랜드에서 그를 포함해 3명이 나섰다. 함께한 이기범 선수는 58세로 한국에서부터 거의 18년 정도 철인 3종 경기를 했다. 뉴질랜드에 2008년에 이민을 와 아이언맨 공식 경기만 13번을 완주했다. 또한 이번에 풀 아이언맨 대회에 처녀 참가한 황재철 선수는 중간에 자전거에 이상이 생기는 사태가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완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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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델스 비치에서 수상 안전 요원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원조 아이언맨 대회, 하와이 대회 참가가 꿈

한인 후배들에게 한마디 해달라고 부탁했다.

“피할 수 없는 고통은 차라리 즐겨라. 해병대 출신으로 늘 이런 신념으로 살아왔습니다. 주어진 기회가 생기면 그것에 대해서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기회는 자주 생기지 않습니다. 힘든 일이든 편한 일이든 그 시간만큼은 포기하지 마시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그러면 언젠가 좋은 일이 있을 겁니다.”라며 씩씩하게 답했다. 30대 중반임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군인, 해병대의 군기가 아직도 남아 있는 듯했다.


끝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아이언맨을 계속한다면 꼭 하고 싶은 게 있습니다. 바로 하와이 코나에서 열리는 아이언맨 대회에 참가하는 것입니다. 철인 3종 경기를 하는 사람들은 알고 있겠지만, 아이언맨 대회가 처음 시작된 곳입니다.”

하와이 코나에서 열리는 아이언맨 대회는 아무나 참가할 수 있는 경기가 아니다. 다른 51개국 경기 연령대 그룹에서 순위가 빠른 순으로 보통 그룹마다 2장이나 3장이 주어진다. 그 초대장이 있어야 코나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

끝으로 그는 늘 옆에서 후원해주는 아내와 힘들어도 힘이 되어주는 사랑하는 딸 세아와 수아에게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을 했다.


“여름 시즌 때 연습한다는 핑계로 잘 놀아주지도 못해요. 주중에는 일하고 수영 강습까지 하면 아이들은 꿈나라에 있어요. 그럴 때마다 많이 미안하지요.”

그는 누구나 한번 도전하고 싶거나 철인 3종을 배우고 싶은 분들은 같이 연습해 드린다며 연락처(021 0340 751)를 밝혀 달라고 했다.


인터뷰 내내 그에게서 힘찬 에너지를 받았는지 돌아올 때 내 발은 더욱더 힘차게 액셀을 밟고 있었다.

지금 코로나19 여파로 뉴질랜드가 국가 봉쇄 상황이 됐다. 사상 유례없이 이 어려울 때에는 우리 모두 그와 같은 아이언맨(철인)이 되어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건강하게 완주했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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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부 타이어 동료와 함께.(맨 왼쪽이 박종일 사장) 


임채원_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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