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과 분단

광복과 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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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은 과거완료형이지만 분단은 현재진행형이다. 어언 간에 해방 75년이다. 역사의 관점에서 본다면 과거와 현재는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창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지금 우리는 분단이나 광복의 가려진 부분을 외면하고 있다. 방역도 재난지원금도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무익한 정쟁이나 편 가르기, 분할 통치는 불필요하다. 대신 광복과 분단의 실체적 진실과 분단극복을 위한 남북 연합, 연방이나 완전한 자주통일을 위한 선결 과제를 진지하게 생각해볼 때다.


어느 작가의 표현처럼 광복은 어느 날 갑자기 도둑처럼 찾아왔다. 태평양전쟁 말기 1945년 8월 15일 정오, 패전국 일본 소화 천황 ‘히로히토’의 무조건 항복 선언 방송으로 한반도에도 서광이 비쳤다. 그러나 광복의 환희도 잠시에 끝났다. 한일합방으로 35년간을 빛을 잃고 어둠과 고통으로 신음하던 민초들은 곧 이어진 분단으로 다시 고통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전승국 미소 양군의 한반도 분할 점령 정책으로 남과 북에서는 각각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들어섰다. 그러나 지정학적 분단은 그보다 더 뿌리가 깊다. 7세기 말에 나당연합군이 백제와 고구려를 멸망시킨 후 대동강과 원산만을 잇는 선을 경계로, 이북은 당나라가 이남은 신라가 다스렸다. 이 경계선은 오늘날의 북위 39도에 해당된다. 외세에 의한 최초 분단이었다.


조선 민초들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승전국들의 이해관계에 의해 분단의 씨가 심어졌다고 역사는 말하고 있다. 태평양전쟁 종반에 연합국 사이에서 일련의 정상회담이 열렸다. ‘테헤란 회담’, ‘얄타 회담’ ‘포츠담’ 회담 등이다. 얄타 회담에서는 미소 정상 간에 한반도 분단과 관련한 아주 중요한 합의가 이뤄졌다. 미소 ‘공동점령’에 원칙적으로 합의한 것이다. 그러나 그 구체적 방법은 덮어둔 채로 회담을 끝냄으로써 한반도의 장래를 애매모호한 상태로 남겨놓았다.


미국은 조선을 즉각 독립시키기보다는 일정 기간 신탁통치 실시를 고려했다. 이로 인해 해방 정국은 친탁이냐 반탁이냐로 국론이 양분됐다. 후세 사가들은 당시 미국의 대한정책을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다. 하나는 이 구상이 결과적으로 소련이 한반도 문제에 개입하는 근거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반대 주장은 만일 그 구상을 한국이 받아들였더라면 신탁통치가 끝난 뒤 분할이 아니라 완전한 통일이 됐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역사에 가정법이 통할 수 없지만 둘 다 일리가 있어 보인다.


종전이 임박하자 소련의 대일전(對日戰) 참가 문제가 부각되었다. 당시 미국 국내 여론은 전황을 감안, 소련군의 참전이 불가피하다는 정치적 주장과 소련군의 참전은 결국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시아를 소련의 영향권으로 편입시키게 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는 실무자 의견이 대립했다. 그러나 결국 소련군 참전과 그 이후 소련군의 한반도 진주를 받아들이기로 한다.


미국의 군 통수권자와 전쟁실무진들 간에는 한반도 가치평가를 두고 큰 차이를 보였다. 2차대전 당시 미국 전쟁부(현재 국방부) 산하의 합동참모본부에 소속된 ‘합동전쟁계획위원회’는 1945년 6월 28일에 작성한 계획안에서 미국의 한반도 단독점령안을 채택했다. 만일 실무진이 이 안을 끝까지 관철할 수 있었다면, 한반도의 분단은 피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분단 이후 무력통일을 추구한 북한은 중소의 양해와 원조 아래 한국전쟁 도발, 전국을 전쟁터로 만들고 이산가족을 양산했다. 그 고통은 현재진행형이다. 한반도는 지금 소련보다 중국의 영향권 아래 놓여있다. 분단은 냉혹한 국제정치의 산물이다. 국제정치판에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다. 국제정치는 대의명분이나 정의 추구보다는 힘이 지배하는 정글의 정치이다.


분단은 힘없는 반도 국가의 숙명이었다. 지금은 백해무익한 정쟁(政爭)이나 편 가르기로 국력을 낭비할 때가 아니다. 남북 연합, 연방, 통일 등 분단극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국력 신장이 필요하다. 이 길만이 분단을 넘어 통일로 가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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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목_크라이스트처치 교민/전 민주평통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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