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득의 사진 더하기 여행] 예쁘지만 자존심 강한 여인 같은 타라나키 산

[박현득의 사진 더하기 여행] 예쁘지만 자존심 강한 여인 같은 타라나키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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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득의 사진 더하기 여행(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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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플리머스에서 본 타라나키 산. 


타라나키 산과 뉴플리머스(Mt. Taranaki & New Plymouth)

뉴질랜드 북섬 서쪽 해안도시 뉴플리머스에는 예쁘게 생긴 타라나키 산(Mt. Taranaki)이 있다. 


영국의 에그몬트 백작 이름을 따서 에그몬트 산으로도 불리우는 이 산은 12만 년 전에 생겨났으며, 용암 분출로 만들어졌다. 대칭형의 원추 모양을 한 이 산은 한때 그 높이가 2,700미터였지만 엄청난 폭발로 윗부분이 없어졌고, 잦은 폭발과 서쪽 해안의 높은 강수량으로 인한 침식 작용으로 2,518미터로 낮아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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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와레와 다리 사이로 본 타라나키 산. 


후지산과 비슷 ‘라스트 사무라이’ 촬영해

17세기 말 이후로는 활동하지 않는 휴화산인데, 화산 전문가들은 이 타라나키 산이 언제라도 다시 폭발할 수 있다고 말한다. 주 분화구에서 남쪽으로 1.5 ㎞ 떨어진 곳에는 본체가 형성된 후에 분출한 기생화산(寄生火山)으로, 보조 원추 화산인 판담스 봉(1,966m)이 있다. 일기가 일정치 않으며 고지대 경사가 급하고 험준하여 예기치 않은 사고가 나기 쉽다. 몇 년 전엔 두 명의 등산가가 갑작스러운 기상 악화로 조난한 일도 있었다. 


이 산은 해변 근처 벌판에 홀로 불쑥 솟아 있어 생긴 모양으로 보면 일본의 후지 산과 비슷하여 뉴플리머스와 함께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 촬영지이기도 하다. 산정상으로부터 반지름 10㎞ 이내는 에그몬트 국립 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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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7 km 떨어진 모카우 해변에서 본 타라나키 산의 일출. 


자존심 강한 여인 유혹하는 것만큼이나

산의 높이로 보면 백두산(2,750m)보다 조금 낮지만, 정상에는 거의 연중 눈이 덮여있고 주변엔 목장이 펼쳐져 있어 한껏 목가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물론 산 하면 히말라야나 알프스, 남섬의 마운트 쿡 등이 그 장엄함을 자랑할 것이고, 아름답기로 하면 금강산을 포함한 한국과 중국의 명산들이 최고이겠지만, 커다란 해변 도시의 뒷산이 이 정도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래서 나는 이 산을 예쁜 산이라 칭한다. 


그렇지만 한 산악인의 의견은 다르다. “보기에는 예쁘지만 올라가기에는 정말 험한 산입니다. 특히 꽁꽁 얼어 있는 겨울 산은 콧대 세고 자존심 강한 여인을 유혹하는 것만큼이나 힘들지요.” “역시 그렇군요. 상상이 갑니다. 예쁜 만큼 그 대가를 요구하겠네요”


타라나키 산 탐방은 이번이 네 번째지만, 나는 왼쪽 무릎 고장으로 정상 등정은 불가능하여 기껏해야 한두 시간짜리 트램핑으로 여기저기 주변만 맴돌다 온다. 그래도 이 산은 매우 좋다. 더구나 맑은 날엔 주변에 크고 작은 산이 없고 나지막한 구릉과 벌판뿐이라 중턱만 올라가도 시야가 탁 트이고 답답하던 마음이 후련해져서 참 좋다.


특히 이런 날엔 260km나 떨어져 있는 통가리로(Tongariro) 국립 공원도 보이는데, 오른쪽이 해발 2,797m인 루아페후  산(Mt. Ruapehu), 가운데 삿갓 같은 것이 해발 2,287m인 응가우루호에 산(Mt. Ngauruhoe), 왼쪽이 통가리로 산(Mt. Tongariro)이다. 타우랑가에서 왔다는 한 여행객은 오늘이 아주 럭키(Lucky)한 날이라며 기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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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푸나케(Opunake) 앞 바다의 제티 흔적 


120km 떨어진 곳에서도 그 예쁜 모습 보여

이래저래 2박 3일간의 타라나키 산 탐방은 정말 황홀했다. 3번 도로를 따라 돌아오며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되는데 이러는 날 보고 수잔이 “저 산이 그리도 좋나? 백미러에 구멍 뚫어지겠네”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세 자매(3 sisters) 바위로 이름난 통가포루투를 지나 해안 도로가 끝나는 모카우 모퉁이를 지날 때까지 자그마치 120km나 떨어진 곳인데도 고갯마루를 돌 때마다 설산 타라나키의 예쁜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뉴플리머스에는 시내의 푸케쿠라(Pukekura) 공원, 코스탈워크웨이(Coastal walk way), 레와레와 다리(Rewa Rewa Bridge)가 있고 타라나키 산을 중심으로 본다면 산 정상을 비롯하여 포우아키 연못(Pouaki Pond), 북 에그몬트 방문객 센터(North Egmont Visitor Centre), 뉴플리머스 항구의 파리투투 바위(Paritutu Rock), 망가마호에 호수(Lake Mangamahoe), 다손 폭포(Daw son Falls), 에그몬트 등대 등 아름다운 곳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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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손 폭포. 

<다음 호에 계속>

박현득_사진작가 겸 여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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