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득의 사진 더하기 여행] 6500만 년 세월 머금은 ‘공룡알’을 품다

[박현득의 사진 더하기 여행] 6500만 년 세월 머금은 ‘공룡알’을 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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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득의 사진 더하기 여행(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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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 탄생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은 볼더.(둥근 돌) 


오마모에라키 볼더스(Moeraki Boulders)

모에라키 볼더스(Moeraki Boulders, 둥근 돌)는 남섬 오아마루(Oamaru) 모에라키에 있다. 단체관광 코스는 아니지만 사진작가들 사이에서는 잘 알려져 있는 곳이다. 나는 세 번 방문했는데 갈 때마다 다른 풍경을 선사해 주었다. 


세계적인 경이로움 중 하나인 모에라키 볼더스는 모에라키(코헤코헤) 바닷가를 따라 자리 잡고 있다. 커다란 공 같기도 하고, 공룡알 같기도 한 둥근 돌들이 거북이 등껍질 같은 모양을 한 채 여기저기 무더기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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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서지고, 깨지고. 역사의 파편들. 


무게는 수 톤에 이르고 지름은 2.2m까지 

이 둥근 암석은 무게가 수 톤에 이르고 지름이 0.5~2.2m까지 다양하다. 신기하게 생긴 돌들은 6500만 년 전에 형성된 방해석 결정체로 보고 있다. 지금은 파도에 쓸려 갈라지고 닳아가고 있다. 또 어떤 것은 심한 파도와 풍상에 의해 부서져 속살을 드러내놓고 있는 것도 있다. 


모에라키 바닷가에 도착한 시간은 늦은 오후. 바다에는 그냥 파도만 일렁일 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만조(high tide) 때라 다들 물속에 잠겨있다고 했다. 내일 아침 간조(low tide) 때에 오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조수의 상태를 미리 파악하고 가야 원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작품을 찍을 수 있다. 가까운 홀리데이 파크를 찾아 나섰다. 바로 옆에 있는 것은 왠지 좀 으스스해 보여 모에라키 센터 쪽으로 갔다. 모에라키 센터는 모에라키 반도 끝부분에 있다. 탁 트인 바다 풍경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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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둥근 돌이 무리를 이루고 있기도 하다. 


안내원에게 “이 근처에 혹시 펭귄 볼 데가 있나요?” 하고 별생각 없이 물었다. 그는 친절하게 약도까지 그려주면서 가 보라고 했다. 조그맣게 생긴 노란눈펭귄(Yellow-eyed Penguin)이 사는 곳이다. 낮에는 숲속에서 쉬고 있다가 오후 4시쯤부터 해질 때까지 움직이니 그때 보라고 했다. 마침 그 시간대가 비어있어 가서 구경하고 왔다.(펭귄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아침에 일찍 일어나 모에라키 바닷가로 차를 몰았다. 들어가는 길은 둘. 북쪽 입구에는 키위 홀리데이 파크가 있고 바닷가까지 들어가면 공중화장실도 있다. 어제 들어갔다 나온 길이다.


남쪽 입구에는 멋진 카페가 있어 간단한 식사와 맛있는 커피를 마시며 긴 여정에 지친 몸과 마음을 풀기에 적합하다. 나는 멋진 카페가 있는 남쪽 입구로 들어갔다.


이곳은 바닷물이 어느 정도 올라와 있을 때의 모습에서부터 완전히 빠진 후의 모습까지 풍경이 다양하다. 사진가들이 여러 모양을 담아갈 수 있는 멋진 곳이다. 내 경우 세 번째 방문했을 때는 바닷물이 어느 정도 차 있었다. 노련한 사진작가는 밀려온 파도가 볼더스를 휘감아 돌아나가는 모습을 장노출로 멋지게 잡아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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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쪽 입구에서 본 갈매기 떼. 


마침 그때 한 중국인 무리가 와 있었다. 한 사람이 볼더스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남태평양 동쪽 바다에서 솟아오르는 찬란한 태양을 향해 두 손을 모으고 소원을 빌고 있었다. 그 뒷모습을 담았다.


두 번째 방문했을 때는 물이 완전히 빠진 맑은 아침이었다. 바람도 없어 쾌적한 아침햇살이 둥근 돌을 비추고 있었다. 그래서 나름 괜찮은 사진을 담아올 수 있었다. 물이 완전히 빠졌을 때는 파도가 빠져나가면서 둥글 돈 밑동에 작은 웅덩이를 만들기도 한다. 운이 좋으면 우주선 모양을 한 반영풍경을 찍을 수 있는 행운을 얻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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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솟아오르는 태양을 보며 소망을 빌고 있다. 

<다음 호에 계속>

박현득 사진작가 겸 여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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