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득의 사진 더하기 여행] “날 좀 붙잡아 줘요”

[박현득의 사진 더하기 여행] “날 좀 붙잡아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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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득의 사진 더하기 여행(33)
코로만델의 보석, 하헤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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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닿을 듯 말듯. 그넷줄을 잡은 남자가 여자의 손을 잡기 위해 또 하나의 손을 내밀고 있다. 


오늘의 목적지 하헤이(Hahei)는 코로만델 반도의 동쪽 머큐리 베이 지역에 있는 작은 바닷가 마을이다. ‘하헤이’하면 떠오르는 것이 캐서드럴 코브(Cathedral Cove)와 핫 워터 비치(Hot Water Beach)일 것이다.

하지만 내게는 하헤이 앞바다 풍경이 먼저다. 바닷가 언덕에 앉으면 눈 앞에 펼쳐지는 크고 작은 섬과 잔잔한 호수 같은 바다 그리고 가까이에는 깨끗하고 하얀 모래 바닷가 등 숨이 막히는 경관이 있기 때문이다.


헤이(hei), 쿠페와 함께 첫 번째로 NZ 도착 

아침이면 바다 저편으로 떠오르는 태양과 멋진 노을이 내 마음을 사로잡고도 남는다. 특히 하얀 돛을 단 요트라도 떠 있을 경우에는 더욱더 그렇다. 그래서 나는 이곳을 좋아한다.

하헤이의 이름은 ‘테 왕가누이 아 헤이’(Te-Whanganui-A-Hei) 또는 ‘더 그레이트 헤이’로 불리는 마오리 조상 이름에서 유래되었다. 전하는 바로는 헤이는 쿠페(Kupe)와 함께 뉴질랜드에 도착한 세 형제 중 하나였다.


그는 가족과 함께 지금의 하헤이 지역인 오아헤이(Oahei)에 정착했으며, 나티 헤이 (Ngati Hei) 사람들의 조상이 되었다. 그러나 1818년 나티 헤이 사람들은 나푸히(Ng Puhi) 부족에 의해 공격을 받고 거의 사라졌다.

그 뒤 1870년대에 로버트 위그모어가 하헤이 벨리를 구입, 카우리로 집을 지었는데 아직 보존되고 있다. 1915 년 호레이스와 월터 하산 형제가 이 땅을 사 들여 낙농업을 중심으로 돼지, 과일 등을 경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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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서드럴 코브로 가는 수상 택시를 타는 곳. 


하헤이, 캠핑 사이트 인기 얻어 마을도 형성 

1960년대에는 본 하산(Vaughan Harsant)이 이 집에서 살았다. 하헤이가 캠핑 사이트로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서 캠핑장으로 개발됐다. 곧 이어 해변 근처 농장 지역이 주거 지역으로 바뀌며 마을이 형성되었다.

차량 연료 게이지를 보니 두 눈금에서 조금 모자란다. 이 정도면 테임즈까지 가는 데는 문제가 없다. 오클랜드는 기름값이 너무 비싸 거기에 가서 기름을 넣기로 한다.


역시 그랬다. 일 리터에 15센트나 차이가 난다. 테임즈에서 기름통을 꽉 채운 후 첫 번째 방문지로 타이루아에 있는 파쿠산 정상(Tairua Mt. Paku Summit)을 택했다. 이 예쁘게 생긴 봉우리는 타이루아 바닷가에 볼록 솟아 있어 꼭대기에 올라가면 사방이 틔어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을 받는다.

이게 어찌 된 것인가? 전에 왔을 때 차를 세워 두었던 주차장이 주차 불가 지역으로 표시되어 있고 봉우리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 주차하고 걸어 올라가란다. 오클랜드의 원트리 힐과 마운트 이든만 그런 줄 알았더니 여기도 그렇네. 뉴질랜드 전국적인 추세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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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혼을 배경으로 해상 묘기가 펼쳐지고 있다. 


꼬불꼬불한 고개 넘어 핫 워터 비치에 

하긴 멀찌감치 차를 세워 두고 걸어가면 건강에도 좋고 공해도 줄겠지만 나 같이 한 시간을 걷지 못하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좀 가혹하다는 생각이 든다. 시끄러운 도심을 피해 이 한적한 곳까지 와서 사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상을 밟아보려는 기대는 접고 바닷가에 차를 세우고 수잔이 준비해온 육개장에 밥을 말아먹고 한숨 돌린 뒤 다시 출발했다.

타이루아와 훼누아키테(Whenuakite) 사이에 있는 펌킨 힐(Pumpkin Hill)의 꼬불꼬불한 고개를 넘어 핫 워터 비치에 도착했다. 여름철인 데다 날씨가 따갑고 좋아 방문객들로 붐빈다. 오늘은 스쳐 지나가는 곳이니까 그저 사진 몇 장만 찍고 돌아서기로 한다. 대충 둘러보니 사람들이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고 있어 나도 핸드폰으로 찍었다.


하헤이에 와서는 하헤이 리조트부터 들어갔다. 빈자리가 없으면 어떻게 하나 했는데 예상외로 빈자리가 많았다. 바닷가 언덕 위 아일랜드 뷰(Island View) 크레센트에 있는 Sand dune 36번지를 배정받았다. 맘에 안 들면 바꿔주겠단다. 친절한 아가씨다. 가 보니 딱 원하던 자리다. 한 여름이라 그런지 자리 값이 $65(2명)로 좀 비쌌다.

곧바로 캐서드럴 코브로 가는 입구 주차장으로 갔다. 그 주차장이 폐장됐다고 했는데 그래도 내 눈으로 확인해 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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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루아 타쿠 산자락에서 본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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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웅덩이를 파고 있는 핫 워터 비치 방문객들. 


<다음에 계속됩니다> 

박현득 사진작가 겸 여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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