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자매 바위’를 찾아서

‘세 자매 바위’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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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득의 사진 더하기 여행(38) 

세 자매 바위(Three sisters r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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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자매 바위가 우뚝 서 있다.  


해밀톤에서 뉴플리머스를 거쳐 파머스톤 노스까지 가는 길이 3번 도로(SH3)인데 테 쿠이티(Te Kuiti)에서 로토루아로 가는 30번을 나누어 주더니 금방 4번 도로로 갈라치기 한다. 


특별한 느낌을 주는 세 자매 바위 가는 길

이 3번 도로로 곧장 가면 ‘세 자매 바위(Three sisters rock)’로 간다. 이 길은 뉴질랜드의 전형적이고 목가적인 풍경을 선사해주어 1번 도로와는 다르게 지루하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특히 아와키노 강이 시작되는 곳에서부터는 오랜 옛날 화산과 지진으로 인해 생겼을 법한 작은 칼데라 분지들과 이들을 이어주는 아와키노 협곡(Gorge)을 만나게 되는데 오밀조밀한 풍경을 선사해주어 달리는 느낌이 특별하다. 능선길을 가다가 처음으로 만나는 작은 협곡을 빠져나가는 곳에는 아와키노 터널이 있는데 아치형으로 길이가 20m도 안 되어 무슨 성문이라도 통과하는 느낌을 준다.  


이것을 통과해야만 서해로 나가기 때문에 우린 통해문이라 부른다. 아와키노 협곡을 나와 시골 냇가같이 생긴 작은 강줄기를 따라가다 보면 갑자기 바다가 눈앞에 나타난다. 강 끝에는 초기 정착지 중 하나인 아와키노 마을이 있는데 100년도 더 된 도서관도 있어 나름 유서 깊은 느낌을 준다. 거기서부터 해안도로 20km를 더 가면 통가포루투(Tongaporutu) 강을 만나게 되고 다리를 건너가자마자 ‘Three Sisters’ 라고 쓰인 밤색 사인보드를 만나게 된다. 바다 쪽으로 난 마을 길을 600m 들어가면 간이 화장실이 있는 공터가 나오고 거기가 ‘세 자매 바위’ 주차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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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해문(Awakino Tunnel) 


물때 맞춰와야 세 자매를 만날 수 있어 

‘간조 때만 들어갈 수 있다’고 쓰여 있다. 미리 물때를 맞추어 오지 않으면 물이 빠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첫 번째 맞이하는 풍경부터 참 재미있다. 조그마한 바위 덩어리가 영락없는 사람 얼굴 모습이다. 어떤 짓궂은 방문객이 눈과 코도 그려 놓았다. 강어귀를 따라가면 파도에 떠밀려 온 목재 더미를 만나게 되고 그것들을 지나 좌측으로 눈을 돌리면 멋진 바위기둥들이 나타나는데 바로 세 자매 바위가 있는 곳이다.


세 자매였는데 다시 보니 여섯 자매

통가포루투 고갯마루를 넘을 때 잠시 보였던 모습은 세 자매였는데 들어와서 보니 다섯 자매는 된다. 작은 것까지 합하면 여섯 자매? 여하튼 지금도 자연이 파도라는 임을 만나 아이를 더 낳고 있는 것 같이 느껴졌다. 세 자매가 조카들을 많이 데리고 사는 것 같다. 그중 가장 오래된 듯한 두 개는 자매라 하기보다는 모녀 같아 보인다.

맑은 날엔 세 자매 바위 사이로 멀리 타라나키산이 보이는데 오늘은 호주 산불 영향으로 뿌연 안개 때문에 잘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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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스만 해에 노을이 진다.
 

진짜 놔두고 가짜 코끼리 바위만 사진 찍어 가는 사람들

그 앞에는 머리 위에 숲을 잔뜩 이고있는 빵떡같이 생긴 커다란 바위 봉우리가 하나 있고 그 밑에는 여러 갈래로 좁다랗게 생긴 자연 터널들이 있다. 바위 봉우리 외벽에 원주민 모습으로 보이는 얼굴상을 양각해 놓은 것으로 봐서 아마도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여기를 즐겨 드나들었던 것 같다. 사람들은 이걸 코끼리 바위로 알고 사진 찍고 간다. 그런데 구글 지도에 보면 코끼리 바위는 세 자매 바위를 지난 다음에 있다. 가까이서 보면 코끼리 형상이 아니므로 더 들어가 좀 멀리 떨어져 뒤돌아보면 코끼리로 보인다.


비수기라서인지 사람들이 별로 많지 않다. 나오는 길에 해밀톤에 사는 한 지인 가족을 만났는데 아주 귀여운 손녀와 함께 여행 중이었다. 아기가 귀여워 “참 귀엽게 생겼네”했더니 아기가 할머니 뒤로 숨어버린다. 그 할머니가 귓속말로 “귀엽다 하지 말고 예쁘다”고 해주란다. 사람들이 이웃집 아기에겐 “예쁘다”하면서 왜 자기보곤 “귀엽다”고 하느냐는 것. 오호 그래 같은 말이라도 듣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다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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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끼리 바위

<다음에 계속>

박현득_사진작가 겸 여행가

재뉴 사진가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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