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득의 사진 더하기 여행] 작은 교회 너머 은하수는 왈츠를 추고

[박현득의 사진 더하기 여행] 작은 교회 너머 은하수는 왈츠를 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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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득의 사진 더하기 여행(27)

마누카우 헤드(Manukau Head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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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교회 너머 은하수가 춤을 춘다. 


지난주에 이어 마누카우 헤드 이야기가 계속된다. 


차를 세워두고 곧장 등대로 향했다. 120 개 계단을 통과해야 끝에 이른다. 등대가 있는 데까지 올라가면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 든다. 참말로 경치가 황홀하다.


등대 아래에는 등대 내력이 설명되어 있고 기부 박스(donation box)도 있다. 겨울철이 아니랄까봐 날씨가 스산하고 비바람이 매섭다. 어느새 구름 낀 동녘이 붉게 물든다. 우리는 환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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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누카우 헤드 상징물과 등대. 


맑은 날 스카이타워까지 담을 수 있어

협곡 건너편의 화티푸(Whatipu)와 동북쪽의 후이아(Huia), 와이타케레(Waitakere) 산그리매가 어슴푸레한 동녘의 햇살을 받으며 멋진 모습을 드러낸다. 맑은 날에는 오클랜드 시내의 스카이타워까지 담을 수 있다. 


제일 높은 곳에는 등대(lighthouse)가, 왼쪽 서해안 쪽 경관 좋은 자리에는 관리사무소(Signal Station) 건물이 있다. 등대는 불이 꺼진 지 오래고 관리 사무소도  행사장으로 빌려주곤 했다. 요즘도 가끔은 결혼식장 등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 계곡과 구릉지 일출 풍경을 담을 차례다. 반도 전체가 오밀조밀한 구릉지 목장으로 되어 있어 잘만 만나면 계곡 아래쪽으로부터 피어오르는 안개 위로 소와 양이 풀을 뜯고 아침 햇살이 비치는 멋진 장면을 잡을 수 있다.


다들 그렇듯이 카메라를 들고 촬영에 집중하다 보면 시간이 금방 흘러버려 배가 고픈 줄도 모른다. 이제 대강 끝나가니 일행들이 갑자기 배고픔을 느낀다. 아휘투 교회 건물의 데크로 가서 준비해온 김밥, 샌드위치 등 다양한 이동식으로 허기진 배를 채운다. 이럴 때 먹는 이동식과 식후의 따끈한 커피는 천하제일의 아침 식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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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밀톤 갭(Hamilton’s Gap) 바닷가에 노을이 진다.  


물 때 잘 맞추면 새로운 아휘투 반도 만나

저녁 출사는 또 다른 즐거움이 있다. 오후 4시경 물 때를 잘 맞춰 가면 전혀 새로운 아휘투 반도를 맞이하게 된다. 먼저 와이탕기 폭포를 들러 작고 앙증맞게 생긴 폭포를 담아보자. 이 폭포는 작긴 하지만 수량이 풍부해 장노출로 잡으면 그럴싸한 것을 담을 수 있다. 


코헤코헤 미니 교회를 모델로 해 뉘엿뉘엿 넘어가는 석양을 담아보는 것도 흥미롭다. 석양을 담고 나면 이제부터 이 작은 교회와 함께 저녁 은하수를 찍는다. 새벽 은하수와는 또 다른 모습을 담게 된다. 저녁에는 특히 드나드는 차들이 심심찮게 있어 특수 조명같이 차 빛으로 교회 건물에 다양한 빛을 비춰 주기도 한다.


반도의 서쪽 해변으로 내려가 보자. 바닷가로 가는 길은 몇 개가 있다. 그 가운데 카리오이타히 비치(Karioitahi Beach)가 제일 좋다. 카리오이타히 로드 끝부분에는 언덕 위에 잘생긴 카페(Castaways Resort)도 있어 거기서 태즈먼해 수평선을 바라보며 반가운 사람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다.


서쪽 바닷가는 어디나 그렇듯이 멋진 일몰 풍경을 담을 수 있다. 모랫길을 따라 물살을 질주하는 모터사이클이나 승마 장면을 만날 수도 있다. 석양이 질 무렵이면 마누카우 헤드 부분에서는 언덕 위에서 수평선을 내려다보는 황홀한 일몰 풍경도 선사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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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수로 건너편에 지금도 운용중인 와티푸의 작은 등대. 


제철소 밤 경치, 불꽃 쇼처럼 이색 풍경 선사 

이제 어두워졌으니 반도를 돌아 나올 차례다. 와이우쿠까지 거의 다 왔을 무렵 남동쪽으로 휘황찬란하게 불빛을 비추며 커다란 굴뚝에서 불꽃이 밤하늘로 솟아오르는 이색적인 풍경을 만나게 된다. 바로 제철소의 야경이다. 촬영하기에 적합한 장소가 나오면 길가에 차 세우고 줌으로 당겨서 장노출로 담으면 또 다른 모습의 멋진 밤 경치를 담을 수 있다. 


실루엣으로 담기는 목장의 소 떼와 불을 뿜는 제철소의 굴뚝, 어딘가 어울리지 않은 조합, 그 부조화의 느낌이 색다르다.


아휘투 반도 촬영을 끝내고 편안한 마음으로 와이우쿠강까지 나와서 차를 세워 잠시 나가보면 강가에 정박해 놓은 배 한 척을 보게 될 것이다. 만조라면 그 배를 피사체 삼아 마지막으로 야간 반영 한 컷 찍고 룰루랄라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오면 된다. 이 밖에도 아휘투 반도는 이야깃거리가 많아 다시 가도 절대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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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리 있는 제철소 야경과 소 떼.  


<다음 호에 계속> 

박현득_사진작가 겸 여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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